정부 "고물가-수출부진, 경기둔화 흐름 둔"기업경기실사지수 69…기업심리 위축백화점·할인점 매출액 축소…민간소비·판매 부진
  • 서울 명동 빈 상가 ⓒ연합뉴스
    ▲ 서울 명동 빈 상가 ⓒ연합뉴스
    정부가 고물가와 수출부진 등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되며 경기둔화 국면을 맞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둔화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부터 그린북을 통해 처음 경기 둔화 우려를 진단한 뒤 지난달에는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더욱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에 더해 이달에는 우려로 그쳤던 경기 둔화가 이제는 본격적인 국면을 맞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6.6% 감소한 462억8000만달러로 반도체와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수입은 589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2.8% 감소했지만, 에너지 수입비중이 여전히 높으면서 무역수지는 126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1월 경상수지는 전월대비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의 경우 연초 계절적 인상요인 및 전기요금·상수도료 등 공공요금 인상 등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5.2% 상승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0.8%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강설·한파 등에 따른 채소 가격 상승과 조류독감으로 닭고기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 오름세 확대돼 전년동월대비 1.1% 올랐다.

    석유류는 국제 유가 상승에도 환율 하락으로 전년동월대비 가격 오름폭이 4.8% 축소됐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1월 배럴당 86달러에서 12월 77달러, 지난달 80달러를 기록했다. 휘발유가격은 지난해 11월 리터당 1650원, 12월 1564원, 지난달 1563원을 기록했다.

    제조업 생산의 경우 수출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0.2% 감소하는 등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3분기)대비 0.4% 감소했으며, 지난달 소매판매의 경우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이 감소하며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전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지난달 69로 전월보다 5p 하락했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전망을 나타낸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세계경제 연착륙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기조 및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다"며 "확고한 물가 안정, 민생부담 완화 기조 하에 수출·투자 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하면서, 3대 개혁(교육·연금·노동),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체질 개선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