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 부진·내수 회복세 완만"… 두달째 '경기둔화' 진단美SVB 파산 여파 금융불안도 확산… 위험 회피에 '강달러' 지속2월 취업자수 31.2만명 증가… 60세 이상 빼면 10.1만명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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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개월 연속으로 우리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물가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에 고환율, 내수 회복 주춤에 고용 한파까지 하방 위험이 더 확산하는 양상이다.기획재정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우리 경기흐름이 둔화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처음으로 경기 둔화 진단을 내린 바 있다.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7.5% 줄어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43%나 급감했다. 무역수지는 52억7000만 달러 적자였다.내수 회복세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2.1% 줄었다. 3개월째 감소세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강달러가 지속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선 상태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3.0원에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9.3원이나 올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까지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당분간 위험 회피 심리로 강달러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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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고용시장마저 위축하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1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2021년 3월 이후 24개월 연속 이어졌지만, 증가 폭은 지난해 5월(93만5000명)을 정점으로 9개월째 둔화했다. 30만 명대 증가 폭은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특히 60세 이상에서 늘어난 취업자 수(41만3000명)를 빼고 보면 되레 10만1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청년층 취업자는 4개월 연속,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는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 폭은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최대였다.정부는 "물가·민생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위험 관리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