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기준 변경, 위촉계약 강요""1200%룰 따른 것… 지원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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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공식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보수기준 변경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설계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KB라이프파트너스지회(이하 KBLP지회)는 이날 오전 '위촉계약서 상세 설명회 및 서명강요 대응방안 논의'를 진행했다. 노조원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도 참여했다.

    KB라이프생명은 KB금융지주가 비은행 사업 강화를 위해 2020년 4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뒤 올해 초 공식 출범한 합병법인이다. 약 2년10개월의 합병 준비작업 끝에 출범했다.

    KB라이프파트너스는 KB라이프생명보험의 자회사로서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다. KB라이프생명이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5월 푸르덴셜생명의 설계조직을 분리해 설립됐다. 푸르덴셜생명 출신 설계사(LP)들의 조직인 셈이다.

    이번 설명회는 KB라이프생명이 KB라이프파트너스 LP들과 위촉계약을 맺으면서 보수기준 변경에 대한 전자서명을 강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과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KBLP지회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지난 3월 사내 공지를 통해 '위촉계약서 개정 관련 전자위촉계약서 작성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주요 내용은 소속 LP에게 '올해부터 달라진 보수 기준 및 개정 내용이 4월 1일부터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촉계약서 및 보수기준 변경에 대한 전자서명을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개정 예정인 보수기준은 ▲이전 푸르덴셜 일부상품 1차년도 수수료 하향 ▲이전 푸르덴셜상품 환수 기준 13개월에서 24개월 확대 등 LP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보수기준 변경에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위촉계약이 종료된다고 공지했다는 게 KBLP지회의 주장이다.

    특히 위탁계약서와 보수기준 변경은 별도로 진행해야 함에도 이를 함께 진행시켜 보수기준 변경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KBLP지회 관계자는 "보험설계사들이 위탁계약을 해지당하는 경우 계약유지 수수료 등을 못 받는 경제적 손해와 함께 고객들의 신뢰 훼손 등 심리·사회적 손실도 당하게 된다"며 "이러한 회사의 일방적 보수 기준 변경과 위탁계약 해지 위협에도 보험설계사들은 특수고용직 신분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KB라이프생명이 출범 전부터 내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았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이 외국계 보험사였던 만큼 양사간 조직문화에 차이가 있어 진통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B라이프파트너스 한 설계사는 "주인이 바뀌면서 리쿠르팅(설계사모집)만 전담하는 직원에게 영업실적을 채우라는 등 업무강도가 이전보다 세졌고 불합리한 대우도 많아졌다"며 "합병 이후 이전 푸르덴셜 소속 설계사들이 대거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보수기준 개정은 전 보험업권에서 시행하고 있는 보험 계약 첫 1년간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월 납입 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1200%룰'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라며 "KB라이프파트너스는 우리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