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적자행진' 돌입… 2월에만 38.2兆 '펑크'

1월 '반짝' 흑자를 냈던 나라 살림이 2월부터 본격적인 적자행진에 돌입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 등이 줄었지만, 세수가 덩달아 줄면서 2월까지 31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나랏빚은 2월 한 달 새 14조 원 늘어 1061조3000억 원이 됐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4월호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걷힌 국세 수입은 54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5조7000억 원 덜 걷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코로나19 세정 지원과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실질 세수 감소는 6조9000억 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한해 걷기로 한 세금 중 실제 걷힌 세금의 비율을 뜻하는 세수진도율은 13.5%다. 1년 전(17.7%)은 물론, 최근 5년 평균(16.9%)보다도 낮았다. 2월 말 기준으로는 지난 2006년(1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목별로 보면 소득세가 6조 원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감소 등으로 자산시장이 위축된 데다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세정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쳤다. 증권거래세 수입은 8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000억 원 줄어 '반 토막' 났다.

법인세도 7000억 원 줄어든 3조4000억 원이 걷혔다. 2021년 8월 중소기업 중간예납 납기연장 등에 따른 세수이연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재정당국은 설명했다. 부가가치세는 1년 전보다 5조9000억 원 줄었다.

세외수입은 5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4000억 원 감소했다. 올해 한은 잉여금 정부납입금이 지난해보다 3조7000억 원 줄어든 여파다.

기금수입은 자산운용수입 증가(1조7000억 원) 등에 힘입어 3조1000억 원 증가한 30조3000억 원을 보였다.

2월까지 총수입은 90조 원으로, 1년 전보다 16조1000억 원 감소했다.

총지출 규모는 114조6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조6000억 원 줄었다. 기초연금(4000억 원)과 부모급여(4000억 원) 지원 증가, 지방소멸대응 특별양여금 신속교부(1조 원) 등으로 지난해보다 3조9000억 원 예산 지출이 늘었다. 다만 기금 지출은 지난해 한시 지원된 소상공인 손실보상·방역지원금 등의 기저효과로 말미암아 10조4000억 원 감소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4조6000억 원 적자를 냈다. 적자 폭은 1년 전과 비교해 9조5000억 원 확대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30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10조9000억 원 확대됐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늦어진 여파로 올 1월 '반짝' 흑자를 냈던 나라 살림은 한 달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월 한 달만 놓고 보면 통합재정수지는 34조9000억 원, 관리재정수지는 38조2000억 원 적자다.

2월 말 현재 나랏빚은 1061조3000억 원이다. 한 달 새 14조 원 증가했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7조8000억 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