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대비 취업자 증가율 0.31 수준… 장기평균 0.34보다도 낮아성장 주춤·고용시장 위축… 3월 취업자 60세이상 빼면 7.8만명 감소블룸버그 "韓 1분기 0.1% 성장, 침체 근접"… IMF "올해 1.5%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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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이른바 '고용 없는 저성장'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침체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고용 한파마저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9일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을 토대로 추정한 올해 고용 탄성치는 0.312로 계산됐다. 고용 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나눈 값이다. 경제 성장이 얼마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6%, 취업자 증가율은 0.5%(13만 명)다. 올해 고용 탄성치는 지난해(1.153, 성장률 2.6%·취업자 증가율 3.0%)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용 탄성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경제 성장 규모에 견줘볼 때 취업자 수가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수치는 2%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에 고용시장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올해 수치는 장기 평균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으로는 지난 1963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고용 탄성치는 평균 0.34다.경제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경력이 부족한 청년층이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지난 12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22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6만9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2021년 3월 이후 25개월 연속 이어졌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60세 이상에서 54만7000명, 50대 5만 명이 증가한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라 할 수 있는 40대에서는 6만3000명, 20대 이하 청년층에선 8만9000명 각각 감소했다. 20대 이하는 5개월 연속, 40대는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60세 이상에서의 증가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7만8000명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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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경기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고 내수는 대면 활동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하고 있지만,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1월 이후 3개월째 우리 경제가 '둔화' 국면에 들어갔다고 판단했다.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달보다 0.3포인트(p) 하락했다. 8개월째 내림세다. 13개월 연속으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2월) 생산이 전달보다 0.3%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 부진 등) 여전히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설상가상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8일 우리 경제가 1분기에 고작 0.1%(중간값) 성장하며 침체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11∼17일 시장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월례조사에서 응답자 14명이 1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직전 분기 대비) 0.1%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은 수출 부진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역성장(-0.4%)했다.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 전망은 아니지만, 경기침체를 우려할 만한 수준의 저성장이다.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2일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WEO)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5%로 내다봤다. 기존 1월 전망치(1.7%)보다 0.2%p 낮춰잡았다. 이는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1.6%)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1.8%)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