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수출 감소세… 무역적자 심화제조업 평균가동률 72.2%·재고율 117.4%취업자수 46.9만명 증가… 서비스업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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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가 3개월 연속으로 부진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그나마 내수 부진 완화로 하강세가 진정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발간한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지만,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수출은 대외여건 부진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하고 제조업 생산과 출하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관련 기업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부진을 시사했다"고 부연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94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2%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6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4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 수출의 경우 지난해보다 41% 감소했고,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IT품목(-29.3%)과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도 감소했다.

    3월 전(全)산업생산은 전달(3.3%)보다 낮은 2.2% 증가에 그쳤다. 광공업생산은 차량용 부품 공급 정상화로 자동차의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반도체(-26.8%), 전자부품(-30.4%) 등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2%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재고율은 117.4%로 높은 수준이었다.

    기업의 심리지수를 나타내는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전산업(제조업+비제조업) 업황BSI가 72로 전달(3월)과 같은 수치를 보였다. BSI는 경기 동향에 대한 기업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한 지표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많을수록 지수가 100보다 낮아진다.

    KDI는 "내수 회복을 이끈 것은 소비로,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소매 판매의 부진도 완화하면서 소비가 완만한 회복 가능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3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0.5% 증가했다. 구체적으로는 내구재 판매가 3.3% 늘었으며 승용차가 14.5%로 높은 증가를 보였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3월) 92에 비해 다소 상승한 95.1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서비스업 생산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6.2% 늘었다. 이 중에서도 숙박·음식점업(18.2%),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0.7%)의  증가 폭이 컸다.

    3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만9000명 증가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에도 소비가 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늘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달(4.2%)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계절요인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4.6%로 여전히 높았다.

    KDI는 "최근의 경제성장세 둔화는 제조업의 부진에 주로 기인했다"면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급자 측 물가 상승 압력의 약화로 상승세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