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클라우드 시장 '출사표'… 업계 1위 AWS에 ’도전장‘ 현실은 네이버, NHN, KT에도 밀려… 공공시장 0%, 존재감 없어AWS, 민간 클라우드 시장 62% 장악… 네이버조차 7% 고전중
  • ▲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내정자ⓒ카카오엔터프라이즈
    ▲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내정자ⓒ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민간 클라우드 시장 1위 사업자 아마존 AWS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며 도전장을 냈다.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1% 채 안 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 전날 기자간담회를 개최, ’고성능 프리미엄‘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AWS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국내 경쟁사보다 품질에서 앞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에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공공 클라우드에서도 존재감이 없는데 민간에서 어떻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프리미엄 서비스도 일단 공공 클라우드에서 먼저 기초와 기반을 닦아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마존 AWS 언급하기 전에 국내 사업자들 사이에서 먼저 증명하길”이라고 덧붙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0.8%다. ▲KT(42.2%) ▲네이버 클라우드(15.6%) ▲NHN 클라우드(17.2%) ▲가비아(12.5%) ▲삼성SDS(5.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정부가 국내 사업자 보호 및 육성 차원에서 해외 사업자들의 진출을 막아놓은 시장인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유리한 여건 속에서도 점유율 1%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민간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공공 클라우드 2위 사업자 네이버조차 고전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민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 AWS(62.1%) ▲구글 클라우드(12%) ▲네이버 클라우드(7%)순이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0.8%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민간 클라우드 시장 업계 1위 AWS와 경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글로벌 수준의 멀티 가용영역(Availability Zone) 기술로 안정성, 확장성, 고가용성에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 고성능 프리미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기술은 이미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서 이미 도입한 기술이다. 

    이 대표의 구상이 추상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고성능 프리미엄’ 민간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설명했는데, 해당 시장의 크기, 자금 마련 방안, 흑자전환 목표 시기 등 핵심적인 부분을 생략해 ‘반쪽짜리’ 청사진을 내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재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2020년 6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2021년 적자전환 후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1년 963억원에서 2022년 1612억원으로 커졌다.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전신인 ‘AI 랩(Lab)’ 대표 시절부터 회사를 이끈 백상엽 전 대표는 실적 악화와 투자유치 실패를 책임지고 전격 사임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규모, NHN은 게임·금융·커머스, KT는 통신 인프라 등 각자 장점을 앞세워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자신만의 특색을 찾을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