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자산 2.8조 급증… 대부분 부동산PF부실화 우려… "모니터링 필요""정책금융기관이 부동산금융 올인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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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신기술금융회사인 아이비케이캐피탈(IBK캐피탈)이 본업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몰두했다가 재무건전성 악화 부메랑을 맞고 있다.IBK기업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정책금융기관의 정체성에 걸맞게 기술금융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IBK캐피탈은 올 1분기 4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72억원(14.1%) 감소한 규모다.올해 고금리 영업환경을 감안하면 무난한 실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여러 곳 발견된다.2019년말 6조원 수준이었던 영업자산은 지난해말 8조8000억원으로 3년만에 2조8000억원 급증했는데 증가분의 92%는 대출채권(2조5883억원)이 차지했다. 본업인 신기술금융자산은 3832억원에서 6949억원으로 약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할부금융(403억원→19억원)과 리스(3787억원→2982억원) 자산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늘어난 대출채권의 대부분은 기업금융, 그 중에서도 부동산PF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IBK캐피탈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3월말 현재 2조6735억원에 달한다. 영업자산의 26.7%를 차지하는 규모다. 부동산PF 가운데 본PF는 1조5797억원, 브릿지론은 1조938억원으로, 각각 자기자본대비 106%, 74%에 이른다.올 들어 부동산PF 부실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자산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요주의 여신은 작년말 376억원에서 3월말 2184억원으로 481%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 여신도 357억원에서 510억원으로 43% 증가했다. 요주의 이하 여신 중 부동산PF 관련 여신은 약 75%(2010억원)를 차지한다.황보창 한기평 연구위원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브릿지론 부실채권 신규 발생의 영향으로 전년말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며 "건전성 관련 지표의 저하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부동산 경기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업계 한 관계자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있듯이 IBK캐피탈도 눈앞에 부동산PF라는 잔칫상이 차려져 있는데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대주주인 정책금융기관이고, 금융당국이 신기술금융회사로 분류 중인 회사가 부동산금융에 올인하는 모습은 그다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