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60% 넘게 하락, 시총 10위권 밖으로수익 확보 조직개편 및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 분주'온플법' 등 규제 입법 움직임 활발… '포털 때리기' 지속 우려도전문가들 "플랫폼 시장 자율성 지켜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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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카카오가 부진한 주가 흐름 속에 극심한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한때 3~4위에 달했던 시가총액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IT 업계의 맏형으로 국민주로 불리던 이미지가 배신주로 전락한 채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냉가슴을 앓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2년 넘게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현재 주가는 18만 8900원으로 2년 전 고점(46만 5000)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다. 카카오의 현재 주가도 4만 9700원으로 2021년 6월(17만 3000원) 대비 3분의 1 수준이 됐다.

    코스피 시장 시총의 경우 네이버는 30조 9889억원으로 11위권에, 카카오는 22조 720억원으로 15위권에 머물고 있다. 2년 전 네이버 4위, 카카오 3위를 찍었던 것과 대조되는 초라한 액수다.

    실적 역시 부진하다. 1분기 네이버의 순이익은 436억 5500만원으로 지난해 1513억 9800만원 대비 71% 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1분기 순이익 감소율은 95%에 달하며, 영업이익은 55% 감소하며 주저앉았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카카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7만 6476원으로 지난해 12만 5000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네이버·카카오는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기존의 포털 수익원 체계에서 벗어나 웹툰 등 콘텐츠 서비스 고도화, 이커머스 수익성 확대, AI 투자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것. 

    카카오의 경우 계열사들의 고강도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으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대표적으로 검색포털 '다음'(DAUM)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임원 교체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문제는 정부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네이버·카카오의 앞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올 초 공정거래위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을 제정,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플랫폼의 특성을 반영한 독과점 심사지침을 새롭게 마련하고 기업결합 심사기준도 개정하기로 했다.

    특히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도 재점화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총 17개의 온플법이 계류 중으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해당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올해 국감에서도 네이버·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포털 때리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정부의 획일적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이 새로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자율성을 지키는 선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해외 입법 사례를 모방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측면의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윤정 연세대 교수는 "실제로 플랫폼 시장은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사례별로 어떤 변화가 지속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엄밀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