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대표 "내실 키워 체력 다져야" 강조르완다, 러시아 등 해외법인 눈덩이 적자 정조준물류, 부동산 계열사 부진 등 개선 방안 마련 나설 듯'핀포인트 인사' 이어 '핀포인트 구조조정' 가능성 예고
  • 김영섭 KT 대표가 연내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적자 계열사들은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재무통으로 불리는 김 대표의 실용주의 원칙에 따라 언제든 물갈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13일 KT에 따르면 김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하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KT 임직원들과 회사를 이끌어나가는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하지만 김 대표가 외형 성장이 아닌 내실을 키워 체력을 다지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실 계열사를 털어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LG CNS 대표 시절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감축을 단행한 이력이 있다.

    KT는 현재 52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2013년 진출한 르완다 법인 KTRN의 경우 올 상반기 283억원의 적자를 기록, 누적 순손실이 284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KT 싱가포르 법인(KT ES)과 KT 러시아 법인(KT RUS)은 각각 38억 5100만원, 3억 8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디지털 물류 플랫폼 계열사인 롤랩 역시 올 상반기 68억 4100만원의 적자를 거뒀다. 부동산 개발 계열사 넥스트커넥트피에프브이의 경우 15억 1400만원, KT 헬스케어 베트남은 1억 30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이에 김 대표가 이들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취임 직후 '이권카르텔'로 꼽히는 고위급 임원 3명의 직무를 해제하는 '핀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와 비슷한 성격의 '핀포인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KT의 떨어진 주가도 계열사 구조조정 가능성에 힘을 더하고 있다. 12일 기준 주가는 3만 800원으로 김 대표 선임 이후 8.3% 하락한 상태다. 실적이 저조한 사업들을 정리해 조직 슬림화에 나서기에 좋은 명분이 생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현모 전 대표의 경우 무선통신 관련 계열사 KT파워텔을 매각한 바 있으며, 황창규 전 회장도 KT렌탈, KT캐피탈 등의 자회사 청산에 나선 바 있다"며 "김 대표 역시 경영 효율화 측면에서 부실 계열사 정리에 들어가는 방안을 염두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