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9명이 국세청에 186.4兆 해외금융계좌 신고올해 가상자산 첫 신고… 신고액 1년새 191.3% 급증개인 1인당 평균 76.6억 보유… 주식 등 보유액은 감소
  • ▲ 국세청 ⓒ국세청
    ▲ 국세청 ⓒ국세청
    올해 처음으로 국세청에 신고된 해외 가상자산 규모가 13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금액이 지난해보다 122조 원이나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가상자산은 30대가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20일 올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실적이 총 5419명, 186조4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시행된 2011년 이후 역대 가장 큰 규모를 나타냈다. 이 중 해외 가상자산 신고인원은 1432명, 신고금액은 130조8000억 원에 달했다.

    제도가 시행된 2011년 52명이 11조5000억 원을 신고한 것과 올해 실적을 비교하면 신고인원은 932%(4894명), 신고금액은 1521%(174조9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신고인원 3924명, 신고금액 64조 원과 비교하면 신고인원은 1년 새 1495명(38.1%), 신고금액은 122조4000억 원(191.3%) 대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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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는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 중 해당 연도의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의 해외금융계좌 잔액이 5억 원을 초과할 경우 매년 6월30일까지 국세청에 신고하는 제도다. 역외탈세 등을 방지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행됐다. 이 제도는 예금, 적금, 주식, 파생상품, 채권, 집합투자증권, 보험 등 해외금융계좌가 신고대상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가상자산이 신고대상에 포함됐다.

    올해 신고현황을 살펴보면 개인신고자는 4565명이 총 24조3000억 원을 신고했다. 법인은 854개 법인이 162조1000억 원을 신고했다. 

    개인신고자의 경우 1인당 평균 53억2000만 원을 신고했으며 신고금액 기준 상위 10% 인원(457명)이 17조8884억 원을 신고해 개인 신고금액의 73.7%를 차지했다. 법인의 경우 1곳당 평균 1조8372억 원을 신고했으며 상위 10%가 법인 전체 신고금액의 96.3%를 차지했다.

    해외금융계좌 유형을 살펴보면 전체 신고인원 5419명 중 예·적금이 2942명, 주식 1590명, 가상자산 1432명 순이었다. 전체 신고금액(186조4000억 원) 기준으로는 가상자산 130조8000억 원, 주식 23조4000억 원, 예·적금 22조9000억 원으로 가상자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73개 법인이 신고한 가상자산 신고금액은 120조4000억 원이었다. 이는 코인 발행사인 법인신고자들이 자체 발행한 코인 중 유보물량을 해외 지갑에 보유하다가, 올해 최초로 신고한 것 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가상자산계좌를 제외한 신고대상 해외금융계좌의 경우 신고금액이 지난해보다 8조4000억 원 감소했다. 이는 해외주식 시장 불황에 따라 보유주식 평가액이 하락하면서 주식계좌 신고금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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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가상자산계좌를 신고한 개인신고자(4565명)의 나이를 살펴보면 30대가 546명(40.2%)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 411명(30.2%), 50대 192명(14.1%), 20대 이하 157명(11.6%) 순이었다.

    신고금액(10조4150억 원)으로도 30대가 6조7593억 원(64.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20대 이하가 1조5343억 원(14.7%), 40대 1조3180억 원(12.7%)을 차지했다. 1인당 평균 신고금액은 76억6000만 원이다.

    한편 국세청은 해외금융계좌를 신고받은 뒤 신고검증과 세무조사를 통해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를 확인해 과태료 부과, 형사고발, 명단공개 등의 조처를 한다.

    신고기한 내 신고대상 계좌를 미신고한 경우 미신고 금액의 최대 20%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미신고 금액의 출처를 소명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소명한 경우라면 해당 금액의 20%에 상당하는 과태료가 추가 부과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자 637명을 적발하고 과태료 2157억 원을 부과했다.

    계좌 신고의무 위반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한 경우 벌금이나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등 통고처분이나 형사처벌을 받거나 인적사항이 공개될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말까지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 혐의로 93명을 범칙처분하고 7명의 인적사항을 공개했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을 통한 잠재적인 세원 잠식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세청을 포함한 전 세계 과세당국이 도입을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내역 등의 정보교환 보고 규정(CARF)에 따라 정보교환을 준비 중에 있다"며 "신고대상자는 해외 가상자산계좌도 성실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