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줄이탈…10년 새 30% 감소 리서치센터 위상 추락…리포트 의존성·신뢰도 떨어져 업계 "안정성·보상체계 미흡"
  • 증권가의 꽃으로 불렸던 리서치센터의 위상이 내리막을 타면서 둥지를 옮기며 새 출발에 나선 애널리스트들이 늘어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연구원 출신 김동희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투자본부 상무는 이달 초 모바일 게임 회사 컴투스의 IR 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을 거치며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게임과  IT, 인터넷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분석력 등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태희 KB증권 바이오 분야 연구원도 최근 미생물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의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됐다.

    17년간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DB증권과 NH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를 거친 인물이다. 

    앞서 NH투자증권에서 반도체를 담당했던 도현우 연구원이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스퀘어에 영입돼 투자 담당 상무로 새롭게 출발했다.   

    김양재 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DS 사업부 내 파운드리 MI 부서로 영입된 바 있다. 

    업계를 떠나 새 둥지를 트는 애널리스트가 늘어나면서 규모 자체도 10여 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등록된 현역 애널리스트 수는 1089명이다. 증시 활황기였던 2010년(1575명)과 비교하면 31%(486명) 감소했다.

    지난해 케이프투자증권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법인·리서치본부를 해체하기도 했다. 

    리서치센터의 입지는 '돈 쓰는 부서'라는 인식 속에 현저히 좁아졌다. 증권사의 수익구조가 투자은행(IB) 및 자산관리(W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법인 영업 비중이 줄었기 때문이다. 

    각종 SNS 등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리포트에 대한 의존성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매수 일변도 리포트와 일부 애널리스트의 불법 일탈 행위로 인해 신뢰도마저 추락한 상황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리서치보고서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다방면으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리서치부서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예산배분 ▲공시방식 개선 ▲독립리서치 제도도입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독립 리서치 대표는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고 안정성이나 보상 체계도 미흡하다 보니 더 나은 여건의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케이스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