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누적적자 17조원에 인력 2212명 감축 방침노조 파업 찬반투표서 73.4% 찬성 '가결'… 18일 총파업 기자회견임직원 휴대전화 요금 지원에 매해 70억 넘게 지출… 방만경영 도마위文정부 비정규직 전환도 역풍… 인건비 상승·조직 운영 효율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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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적자난 해소를 위해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히면서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공사의 적자경영이 심각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사의 방만경영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밀어붙인 비정규직 제로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도 적자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공사 노조 연합교섭단은 12일부터 16일까지 공사 내 모든 노조를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73.4%로 가결됐다고 16일 밝혔다. 투표는 조합원 1만4049명 중 1만1386명(81%)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8356표, 반대 3030표로 각각 집계됐다.공사와 연합교섭단은 지난 7월11일 제1차 교섭 이후 총 1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지난달 6일 결렬됐다. 연합교섭단은 이달 4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한 상태다. 이들은 오는 18일 서울시청 앞에서 '총파업 투쟁 방침 공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양측의 갈등 원인은 공사가 내놓은 인력 감축 방안이다. 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오는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전체 인원(1만6367명)의 13.5%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사는 재정난이 심각해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공사 설명으로는 지난해 기준 공사의 누적 적자는 17조6808억 원에 달한다. 같은 해 642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연합교섭단은 공사가 2021년 양측의 특별합의에 명시한 '강제적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인력 감축을 추진한다고 반발한다. 또 인력이 감축되면 안전 위협은 물론 시민 서비스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서울시가 지하철 요금을 올리면서 시민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안전·서비스의 저하까지 삼중고가 초래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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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선 인건비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사의 방만경영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5일 국민의힘 이경숙(도봉1) 서울시의원이 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5년(2018~2022년)간 임직원 휴대전화 요금 지원비용으로 연평균 70억7000만 원을 사용했다. 특히 임원 20명은 휴대전화 실비와 단말기 할부금 전액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영 적자에 허덕인다면서 임직원 휴대전화 요금 지원 명목으로 매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과자 지출한 셈이다.공사는 2013년 12월 임금협약서에 '모바일 오피스 단말기에 업무용 앱을 탑재한 직원에게 2014년부터 통신비 지원을 확대한다'고 명시했다. 공사는 이듬해부터 월 4만 원씩 휴대전화 요금 지원을 즉시 시작했다. 임원에게는 상한 없이 지급해 오다가 시의회 지적이 나오자 올해 3월에서야 지원액을 월 10만 원으로 제한했다. 이 시의원은 "누적 적자 17조 원에 달하는 공사가 업무용 휴대전화 사용을 검증하지 않고 '퍼주기식' 방만경영을 수년간 해왔다"고 꼬집었다.다른 일각에서는 공사의 막대한 적자와 인력 감축 필요성 등에 대한 배경에 문 정부의 무리한 정규직 전환 정책이 있다고 지적한다. 문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밀어붙이며 공공기관의 대규모 인원을 정규직으로 편입했다. 당시 정규직 직원들은 불공정 문제를 들며 크게 반발했지만, 문 정부는 정책을 강행했다.이후 대규모 정규직 전환은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인건비가 크게 급등하면서 공사의 누적 적자를 부채질했다. 갑작스러운 인원 증대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내부에서조차 볼멘소리가 제기됐다. 기존 직원들은 처우가 나빠지고 애초 부족했던 현장 인력은 더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타났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공사의 친인척 등이 고용세습 식으로 다수 이름을 올렸다는 점도 문 정부 시절 국정감사에서 비판을 받았던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