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창업자 검찰 송치 기로, 경영진 사법리스크 고조카카오뱅크 최대주주 흔들… 계열사 IPO, 신사업 올스톱창사 '최대 위기' 직면, CA협의체 '비상경영체제' 가능성 높아'김정호·정신아·권대열' 3人 그룹 구원투수 역할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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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를 포함한 경영진들이 구속 기로에 놓인 가운데, CA협의체를 중심으로 조직 새판짜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30일 금감원에 따르면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 강호중 카카오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따른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창업자는 일단 송치 대상에서 빠졌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송치 가능성이 제기된다.특사경은 카카오가 지난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전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수사 중이다. 김 창업자와 주요 경영진들이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면서 계열사 지배구조는 물론, 신사업들도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구속된 배 대표가 유죄 판결이 나오거나 김 창업자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는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하게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도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다. 144개에 달하는 계열사들의 인수합병(M&A) 등의 사업도 중단되는 분위기다. SM엔터를 필두로 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초거대 AI '코GPT 2.0' 공개도 연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카카오 안팎에서는 CA협의체 중심의 비상경영체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CA협의체는 기존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계승하는 조직으로, 카카오와 계열사의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기존에는 보드 멤버 3명(김범수, 송지호, 홍은택), 총괄 1명(배재현) 체제였다. 지난달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경영지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사업),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위기관리) 등을 합류시키면서 4명 부문별 총괄 대표 체제로 개편했다.업계에서는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령탑을 미리 구축했다는 해석이다. 때문에 CA협의체에 새로 합류한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을 중심으로 그룹의 계열사 관리부터 위기 대응까지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우선 배 대표가 구속되면서 투자 전략을 담당하는 총괄이 공석 상태를 맞이했다. 이를 메꿀 적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CA협의체의 개편이 또 한 번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분간은 3명 총괄 체제의 CA협의체로 급한 불을 끄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연내 안으로 사내 전자결재 시스템을 CA협의체 중심으로 정비할 것이라는 분위기도 형성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의 중요한 경영 활동과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에 CA협의체와 이사회가 검증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카카오 측은 경영진들의 수사 결과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홍 대표 중심의 그룹 운영은 변함없으며, CA협의체 중심의 비상경영 가능성은 결정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카카오 관계자는 "CA협의체는 카카오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컨센서스를 이루고 고민하는 조직으로, 주제별 논의의 적임자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그룹의 비상경영 체계가 결정된 사안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