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기업 푸젠진화 대상 소송 취하…“모든 송사 종료"마이크론, 43억위안 투자 약속…中 정부도 화해 메시지
  • ▲ 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 소재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뉴시스
    ▲ 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 소재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뉴시스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이 6년간 중국 기업과 벌여온 지적재산권(IP)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마이크론이 대중 관계 복구에 나선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지대하다.

    25일 중국 관차저왕 등 현지 매체들은 마이크론이 24일(현지시각) 중국 반도체기업 푸젠진화(福建晋華, JHICC)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론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양사는 상대방에 대해 제기한 모든 글로벌 소송을 취하하고 양사간 모든 소송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중국이 5월 사이버 보안 문제로 마이크론 칩에 대한 금지 조치를 내린 지 수개월 만에 나온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법률에 따라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한 제재를 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16년 설립된 중국 국영기업인 푸젠진화는 중국 첨단분야 육성 정책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기업으로 주로 서버용 D램을 개발해 왔지만, 미국 업체와의 소송과 미국 정부 제재 등으로 인해 위기를 겪어 왔다.

    마이크론은 2017년 푸젠진화와 푸젠진화 파트너사인 대만 반도체기업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를 영업비밀 도용 혐의로 고소했다. UMC는 지난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6.6%로 4위를 차지한 업체다.

    UM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영업비밀 도용 사실을 인정하고 부과된 벌금을 납부하면서 마이크론과 소송을 마무리했지만, 푸젠진화의 소송은 여전히 계류 중이었다.

    때문에 이번 합의는 마이크론이 중국과 관계 개선 노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마이크론은 중국 정부 제재가 시작됐음에도 6월에 중국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에 43억위안(약 7700억원) 투자를 약속했고, 8월에는 대관업무 책임자를 임명하는 등 중국에 친화적인 행보를 계속해 왔다.

    중국 정부 역시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마이크론에 "중국에서의 발전을 환영한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와 이번 합의가 반도체 수출 통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완화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