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록 불구 월가 예상치 뛰어넘어'AI', '데이터센터' 등 활발한 메모리 투자 효과'HBM' 실적 기반 '모바일', 'PC' 수요까지… '역대급 호황' 예고눈높이 높아진 삼성, SK 4Q 실적… 내년 3년만에 최대 이익 전망도
  •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 ⓒ삼성전자
    메모리 3사 중 가장 먼저 실적발표에 나서는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턴이 시작됐음을 확인했다. AI(인공지능) 열풍으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커진데다 최근 메모리 가격도 상승세를 잇는 덕에 메모리 2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실적에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전날(현지시간) 2024년 회계연도 1분기(9월~11월) 매출이 47억 3000만 달러(약 6조 2000억 원), 영업손실 11억 2800만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손실은 95센트다.

    이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월가에선 마이크론이 매출 45억4000만 달러, 주당 손순실 1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늘었다.

    마이크론의 2분기(12월~2월) 자체 전망도 월가 추정치를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매출은 51억 ~55억 달러를 예상했고 주당 손실도 대폭 줄여 21~35센트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에서 다음 분기 마이크론이 매출 50억 달러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주당 62센트 손실을 본다고 예상한 것과는 꽤나 차이가 있다.

    이처럼 마이크론이 내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까닭은 AI 투자 열풍이 한 몫했다. 이미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AI 반도체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D램 제조사들의 실적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투자도 점차 고용량, 고대역으로 진화하면서 메모리업황 회복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모바일 D램 수요 움직임도 심상찮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은 올 4분기 대비 18~23%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더불어 온디바이스 AI의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요 증진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3위 마이크론 입장에선 내년 스마트폰 수요와 PC 판매량이 다시 늘기 시작할 것이라는것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HBM과 같은 고부가 D램 사업 비중이 10% 미만으로 낮은 편이라 여전히 기댈 곳은 기존 스마트폰과 PC 등 기존 메모리 수요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PC 수요가 급감했던 지난 2년 간의 다운턴에서 메모리 3사 중 마이크론의 타격이 가장 컸다.

    마이크론이 메모리 3사 중 먼저 실적을 발표하며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덕에 올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전분기 대비 대폭 개선된 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증권가에선 HBM을 앞세운 SK하이닉스의 전사 기준 흑자전환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올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는 3조 4870억 원이다. 지난달 대비 이번달 들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올 연말이 지나고나면 추가적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2944억 원 적자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적자 예상 폭이 줄어들고 있고 일각에선 손익분기점(BEP) 수준이거나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까지 내다본다.

    메모리 3사와 증권가의 눈은 이미 내년 이후 실적을 향해 있다. 그만큼 내년엔 메모리 반도체 본격 호황에 진입하면서 올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우선 마이크론은 AI 투자 붐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효과로 내년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산제이 메호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시장 전반에서 엄청난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와 AI 덕에 내년 성과가 지속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도 이미 높아진지 오래다. 증권가에선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4조 원 규모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하고 SK하이닉스는 10조 원 안팎의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