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고려하면 2월 중순 정기 인사 단행 유력이재현 회장, 12월 실적까지 종합해 인사평가 진행신년사서 ‘신상필벌’ 강조… 실적 부진에 위기감 커져
  •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소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들을 격려했다. ⓒCJ그룹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소재 CJ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들을 격려했다. ⓒCJ그룹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빨라도 2월 중순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인사가 이례적으로 해를 넘긴 것에 이어 새해 첫 달도 넘긴 것이다. CJ그룹 안팎에서는 사실상 설 명절 이후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고려하면 사실상 정기 임원인사의 마지노선이다. 

    여기에는 해를 넘겨서라도 인사 평가를 면밀히 진행하겠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의중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빨라도 2월 중순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CJ그룹은 매년 10~12월에 진행하던 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특검 등의 외부 변수를 비롯해 이 회장의 경영 복귀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처음이다.

    지금까지 재계에서 정기인사를 앞당겨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던 분위기를 고려하면 CJ그룹의 행보는 더욱 이례적이다.

    이번 인사의 지연은 지난해 실적을 면밀히 살피고 인사 평가를 내리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재계 정기 임원인사는 12월까지 예상 실적을 기반으로 10월~11월께 진행되는데, CJ그룹은 기존 방식을 뒤집고 12월까지 실적을 직접 보고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사 평가가 예년 보다 1~2개월 늦어지면서 정기 인사가 늦어지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대목”이라며 “작년 CJ그룹의 실적 부진이 전반적인 위기감으로 이어지면 인사평가가 12월 실적 결산 이후로 늦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CJ그룹의 작년 실적은 부진이 이어지던 시기였다. 대표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작년 3분기 대한통운 제외 기준 매출 4조6734억원, 영업이익 27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 28.8%씩 감소한 수준이다. 미디어 계열사 CJ ENM도 3분기 기준 매출 2조93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0% 감소했다. CJ CGV의 1조원 규모 유상증자도 지주회사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출자가 법원의 제동 막히면서 계획대로 풀리지 못했다.

    결국 이 회장이 12월 결산 이후로 인사 평가 시점을 늦춘 것도 실적 전망에 대한 낙관적 전망 대신 숫자를 들고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사 시점을 무기한 늦추기는 힘들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이전까지는 대표이사의 인사를 마무리해야하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CJ그룹에서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와 허민회 CJ CGV 대표,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 김찬호 CJ 푸드빌 대표,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 등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이 연초부터 현장경영으로 CJ올리브영과 CJ대한통운을 찾았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대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적임자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감과 실행의지로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을 때에는 파격적인 보상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문화를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