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신한證 등 IB 실적 감소KB·삼성·키움證 리테일 부문 선방 "PF리스크 여전, 리테일 부문 확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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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발목이 잡힌 가운데 사업부문 성과가 엇갈렸다. 한화투자증권·미레에셋증권 등은 기업금융(IB)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순이익이 감소한 반면 KB증권·삼성증권의 경우 리테일 부문이 실적에 힘을 보태며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5% 늘어난 5974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측면에서는 7대 증권사 중 가장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IB 부문 수익은 전년도 5094억 원에서 1695억 원으로 66.7%나 떨어졌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IPO 리그테이블 18건을 올리며 주요 실적을 달성했지만 리스크 관리 집중으로 IB 수수료 수익이 3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부문별로 보면 위탁 및 자기매매 등 영업수익은 각각 15%, 242% 이상 뛰었는데, IB(-21.5) 부문만 유일하게 감소했다. IB를 제외한 전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거뒀지만 대규모 충당금으로 인한 영업외손익이 발생하면서 순이익 역시 전년비 75% 이상 줄었다.
하나증권의 경우에는 3대 금융지주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며 2708억 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나증권은 IB뿐만 아니라 WM·운용부문에서도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리테일·세일즈앤트레이딩(S&T)·WM(자산관리) 부문에서 우수한 실적을 거둔 곳도 있다. KB증권이 대표적이다. KB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38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7.5% 증가했다. 상품운용을 담당하는 S&T 부문 성과를 통해 수익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이다.
KB증권은 직전 년도 상품운용에서 2350억 원 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3633억 원 이익을 달성하며 수익성을 회복했다. 수탁수수료도 지난해 일평균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9% 증가한 4495억 원을 달성했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강자답게 브로커리지 수익 6556억 원을 올리며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증가율 측면에서는 전년(6496억 원) 대비 0.9%에 불과해 6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도 리테일 부문이 실적에 힘을 보태며 순이익이 각각 29.7%, 18.7% 늘었다.
올해도 증권사들은 부동산 관련 손실 부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부동산 잠재 부실에 대한 경고등까지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성 제고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고객들의 선호가 MTS 중심으로 옮겨진데다가 디지털 기반의 신흥 증권사들이 부흥하면서 기존 증권사들의 시장점유율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올해까지는 IB와 부동산의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리테일 강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