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 급락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반도체 랠리 급제동삼성전자 30만원·SK하이닉스 200만원 붕괴에 투심 냉각신용거래융자 37조7375억, 사상 최대 빚투 부담빚투·레버리지 ETF·외국인 이탈 맞물리며 변동성 확대 우려
-
- ▲ ⓒ연합뉴스
코스피가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30만원, 200만원 선이 무너지며 반도체 랠리에 균열이 생겼다.신용거래융자 잔액이 38조원 가까이 불어난 상황에서 급락장이 찾아오면서, 빚투와 반도체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대매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개인 매수세가 맞섰지만 낙폭을 막기엔 역부족이었고, 시장에서는 외국인 이탈과 레버리지 상품 확산이 맞물리며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진단이 나온다.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8%(112.50포인트) 내린 8048.09에 출발했다. 하지만 개장 직후 낙폭이 급격히 커지며 장 초반 7442.73(-8.80%)까지 밀렸다. 급락 충격에 오전 9시3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되는 시장 안정 장치다. 지난 3월 9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20분간 매매가 멈춘 뒤 거래가 재개됐지만, 시장의 매도 압력은 쉽게 꺾이지 않았다. 코스피 시장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추가로 발동됐다. 오후 2시30분 현재 코스피는 7620선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닥 시장도 폭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오전 9시6분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고 현재 7% 넘게 하락한 920선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약 2주 만이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가 동시에 흔들리며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9만3000원에 출발하며 개장과 동시에 ‘30만 전자’ 간판을 내려놨다. 장중 한때 29만2500원까지 밀렸고,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한 장중 낙폭은 -12%에 달했다.SK하이닉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장중 한때 185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200만 닉스’가 무너졌다. 전 거래일 종가 207만 원 대비 -10% 급락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두 종목이 동시에 무너지자 시장 전체가 반도체 쇼크에 휘청이는 분위기다.문제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대권으로 불어난 상태에서 급락장이 찾아왔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조7375억 원이다. 지난달 29일 사상 첫 38조 원 돌파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5개월 만에 10조 원 넘게 급증한 규모다.빚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증시가 급락하자 반대매매 공포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반도체 2배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진 가운데,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무차별적 반대매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키웠던 레버리지가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키우는 칼날로 돌아온 것이다.외국인 매도와 원화 약세가 맞물리는 ‘셀 코리아’ 악순환 우려도 나온다. 오후 2시20분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2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도 순매수에서 70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개인이 1조1000억원 매수로 방어에 나섰지만, 쏟아지는 외국인과 기관 매물을 막기엔 역부족이다.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한국 주식 비중 축소도 시장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가 AI 붐을 타고 90% 이상 급등하자 골든호스펀드, M&G 등은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하락 방어용 파생상품을 늘려왔다. 올해 글로벌 펀드의 코스피 순매도액은 760억 달러에 달한다.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물을 변동성 큰 리테일 자금이 받아내고, 여기에 레버리지 상품까지 빠르게 확산된 구조가 증시 취약성을 키웠다는 진단이 나온다. 반도체 랠리가 코스피를 끌어올릴 때는 강력한 상승 엔진이 됐지만, 반대로 주도주가 흔들리자 빚투와 레버리지, 외국인 매도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폭락장의 진동을 더 키우는 모습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 급등 과정에서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단기 수익을 노린 자금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주도주가 흔들릴 경우 낙폭이 기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특히 반도체처럼 쏠림이 강했던 업종은 반대매매와 손절 물량이 겹치면 단기 변동성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