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 체제 들어선 신세계그룹신세계 “경쟁 치열한 유통시장, 강력한 리더십 필요”이커머스 등 공습에 이마트 위기… 정용진 이끄는 신세계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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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 전부 다 바꿔라.”(정용진 회장 올해 신년사 중)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 승진과 함께 본격적인 2세 경영 체제로 들어섰다.올 초 신년사에서 “비효율을 걷어내고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게 된 가운데, 급변하는 환경에서 신세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업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신세계그룹은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8일자로 회장 승진했다고 밝혔다. 2006년 11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의 승진 인사다.신세계 관계자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졌다”며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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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지 않은 유통환경… 정용진의 ‘신세계’ 과제 산적최근 몇 년 동안 유통업계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신세계그룹은 사업 체질을 근본부터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쿠팡을 비롯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국내외 이커머스 기업들의 공습이 날로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이마트를 뛰어넘으면서 신세계그룹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쿠팡은 지난해 31조8298억원의 매출을 기록, 29조4722억원을 기록한 이마트를 추월했다.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신세계가 상대적으로 약한 온라인 유통시장을 공략하고 나서면서 더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에서 유통되는 상품들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아직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수가 눈에 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신세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적으로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내부적으로 위기의식이 커지자 정용진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의 패턴을 바꾸는 것”이라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경영 행보 넓혀가는 정용진 회장, ‘신세계 차별화’ 이끌까회장 승진 전인 지난 1월부터 정 회장은 그룹 내 주요 일정들을 직접 챙겼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고객과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영 기조에 따른 행보였다.새해 첫 현장 경영 행선지로 스타필드 수원을 찾은 정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열광적 호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우리가 한 걸음 더 먼저 나아가고 한 층 더 깊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보내오는 신호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최상의 서비스를 선사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또 지난달에는 신입사원 그룹 입문교육 수료식에 참석해 “자신의 업무 분야에서 ‘덕후’, 즉 전문가가 되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계속 성장하는 사람과 지금 자리에 머무르는 사람, 오히려 후퇴하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면서 “각자 업무에 걸맞은 인성과 태도를 갖추고 치열하게 임해달라”고 주문했다.업계에서는 지난해 계열사 대표 40%를 물갈이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정용진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신세계그룹은 정 회장 승진에 앞서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전략실 산하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를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 컨트롤타워를 강화한 상황이다.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신임 회장 승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신임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