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 927건·금액 431조… 전년比 9.7%↓·32.2%↑2차전지·신용정보업 등 신산업 분야 기업결합 활발8월부터 경쟁제한 우려 미미한 기업결합 신고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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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기업의 비계열사 인수·합병(M&A) 사례가 전년보다 9.7% 감소했다. 대기업집단 중에선 SK가 기업결합이 가장 많았고 주로 2차전지, 신용정보업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기업결합이 활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7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927건으로 전년보다 9.7% 감소했다. 2년 연속 감소세다.
다만 기업결합 금액은 대규모 국제 기업결합 건에 힘입어 전년 대비 32.2% 증가한 431조 원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의 기업결합(89조 원), 브로드컴과 브이엠웨어의 기업결합(78조 원)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결합이 심사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739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건 감소했고 기업결합 금액도 55조 원으로 3조 원 줄었다. 이 가운데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결합은 전년 대비 건수(11→19건)와 금액(5000억 원→6조2000억 원) 모두 증가했다.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231건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했으나 기업결합 금액은 일부 대형 기업결합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6.8% 증가한 30조 원으로 나타났다.
SK가 26건으로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고 중흥건설이 13건, 한화가 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 개편(계열사 간 기업결합)을 제외하면 SK(20건), 중흥건설(13건), 미래에셋·엘에스·포스코(각 8건) 순으로 신고가 이루어졌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88건으로 전년 대비 37건 증가했지만 기업결합 금액은 376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8조 원 늘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 건수는 전년 대비 증가(40→49건)했지만 금액은 감소(18조→8조 원)했다. -
업종·수단·형태별 기업결합 심사 동향을 살펴보면 제조업이 299건으로 32.3%를, 서비스업이 628건으로 67.7%를 차지했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86건), 기계금속(85건) 분야의 기업결합이 많았고, 서비스업에서는 금융(216건), 정보통신방송(83건) 분야에서 기업결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수단은 주식취득이 280건(30.2%)으로 가장 많았고, 합작회사 설립(201건, 21.7%), 합병(197건, 21.3%), 임원겸임(158건, 16.8%), 영업양수(93건, 10.0%)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평·수직·혼합결합 등 모든 형태에서 심사 건수가 감소했다. 형태별 비중은 수평결합 37.5%, 수직결합 10.4%, 혼합결합 52.1%로 전년과 유사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올해 8월부터 경쟁제한 우려가 미미한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신고를 면제하는 한편,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대해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시정방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맞춰 기업결합을 효과적으로 심사하기 위해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한편 공정위는 경쟁제한 여부를 면밀히 심사할 필요가 있는 39건을 심층심사한 결과 이 중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브로드컴의 브이엠웨어 인수 등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2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또한 기업결합 신고의무를 위반한 23건에 대해 과태료 3억8000만 원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