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 확대했지만본과 1학년 1명만 시청 중이달 중순 대량 유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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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0개 의과대학 중 16개교가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들 대학은 대면·비대면 강의 등을 혼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16개교에서 수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24개 의대도 순차적으로 수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수업을 시작한 대학들은 대면, 실시간 온라인 수업, 동영상 강의 등을 혼합해 수업을 운영 중이다.비대면 강의를 개설한 경북대 등은 강의 자료를 내려 받기만 해도 출석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의정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업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의 압박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런 비대면 강의가 의료 교육의 질 저하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온라인 수업은) 위급한 상황에서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 비대면 수업을 시행했던 코로나19 방역 위기 당시 의대생 학업성취도가 그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의대 교수들의 의견이 있었다.경희대 의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때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고 해서 학생 전체 평균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그는 "다만, (비대면 수업 때는)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을 끌어올리는 게 어려웠다"며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면 (대면 수업을 했을 때보다) 하위권 성적 학생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비대면 강의를 시청하기만 하면 출석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대다수 학생은 그러지 않고 있다"며 "현재 본과 1학년 학생 한 명만 강의를 시청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전북대 의대 관계자도 "코로나 때 비대면 수업을 했지만, 우려했던 것과 달리 학생들의 전체적인 학업성취도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실제 팬데믹 당시에도 국시(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큰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확인한 2016년~2024년 사이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2021년을 제외하면 92.8%~95.7% 사이로 나타났다. 2021년에 치러진 의사 국가고시는 '2020년 의료정책 추진 반대 집단행동'으로 의대생들이 국가고시 응시 거부 운동을 전개하면서 합격률이 12.8%로 떨어진 바 있다. 해당 수치는 특정 사건으로 인한 특수한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코로나가 유행하던 2022년, 2023년 시행된 국가고시 합격률은 각각 95.7%, 94.7%로 2021년 수치를 제외한 지난 8년간 합격률 평균보다 높았다.◇4월 중순 지나면 대량 유급 사태 불가피 … 의대 국가고시 응시 요건도 미충족각 의대는 당초 일정대로라면 2월에 개강해야 했다. 그러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 전국 40개 의대는 제대로 된 수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4월 중순이 지나면 1학기 학사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워 대량 유급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각 의대는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의대들이 수업을 재개한 것은 본과 4학년의 국가고시 응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졸업생이 의사 국가고시를 치르려면 각 의대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의학교육 평가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인증을 받으려면 임상실습 기간은 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다음 달까지 수업이 밀리면 인증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학들의 설명이다.수업이 재개됐는데도 학생들이 계속해서 참여를 거부할 경우 유급을 받을 수 있다.대부분 의대 학칙상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주는데,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특히 본과의 경우 1학기와 2학기 개설과목이 달라 한 학기가 유급되면 1년이 뒤처지게 된다.이런 사유로 유급된 학생은 등록금을 되돌려받을 수 없고, 일부 의대에선 유급 횟수가 2회를 초과하면 제적시키기도 한다.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일 충남대 의대운영대학 현장 간담회에서 "대학에서 의대 학사운영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의 복귀를 적극 독려해달라"며 "비정상적 학상운영이 장기화될 경우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있으며 학생들이 잘못된 판단을 할 때 교육기관으로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교육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