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 매출 한자릿 수 성장… 루이비통코리아는 역성장에르메스코리아, 작년 매출 22.6% 늘었지만 성장폭은 둔화명품 소비 사실상 고점… 올해도 이어지는 소비침체
  • ▲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해 줄을 선 모습.ⓒ뉴데일리DB
    ▲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해 줄을 선 모습.ⓒ뉴데일리DB
    소비침체에 명품 브랜드의 호황도 끝나가고 있다. 프랑스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국내법인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폭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명품 불패’의 신화를 이어오던 에·루·샤 마저 소비침체의 영향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추세는 올해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8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에·루·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코로나19 이후 수년간 고성장을 이어오던 명품사의 성장률에 온도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적지 않은 충격을 준 곳은 샤넬코리아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7038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7.1% 신장했다. 매출만 보면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내용적으로는 다르다. 샤넬코리아의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가 된 것은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샤넬코리아의 매출 성장률은 앞선 2022년에 30.0%을, 2021년에 24.0%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이 소폭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1% 감소한 2721억원에 그쳤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상황은 더 안 좋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651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 감소는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처음이다. 수익성 감소도 피하지 못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줄었다.

    유일하게 에르메스코리아는 고성장을 이어갔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235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 늘었다. 다만 앞선 2022년의 매출 성장률 60.1%와 비교하면 역시 성장 폭의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사실 명품 브랜드의 이런 실적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국내 유통사에서 가장 명품을 많이 판매하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명품 카테고리의 매출 싱장률은 0.3%에 그쳤다. 전년의 22.1%, 2021년의 46.9%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유통업계에서는 엔데믹 이후 ‘보복소비’를 타고 빠르게 성장했던 명품의 성장이 고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대중화됐던 명품이 소비침체의 영향을 받으면서 매출 정체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기간 자국내 소비되지 않은 물량을 아시아권에 적극적으로 판매하던 것이 엔데믹 이후 달라진 것도 주요 요인이 됐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전년의 성장률이 너무 높았던 점도 있지만 소비심리 저하로 소비가 감소했다”며 “아울러 코로나19로 묶였던 유럽 여행이 풀리면서 자국 내 명품 소비가 늘자 아시아권에 푸는 물량을 줄인 것도 매출 정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이같은 추세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금리,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고스란히 소비침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기존 전망보다 상향하면서도 한국 경제성장률은 2.3% 전망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