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넷마블, 엔씨 등 1분기 저조신작 부재, 확률형 아이템 의무화 등 악재 겹쳐비핵심 사업 인력 감축, 부진한 서비스 종료 예고단기간 수익성 담보 힘들 듯… 경영효율화 작업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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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올 1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불확실한 경기 전망과 별다른 흥행작들이 없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긴축 경영이 지속될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위메이드, 컴투스 등 주요 게임사들이 1분기에도 불황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나홀로 고른 성적표를 받은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9330억원, 영업이익 2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 62% 줄어들 전망이다.

    넷마블도 매출 620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적자폭이 축소됐지만 88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상황이 더욱 안좋다. 1분기 매출은 4174억원, 영업이익은 17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 79%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도 예외는 아니다. 1분기 매출은 569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2422억원으로 14%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역시 같은 기간 475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컴투스는 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주요 게임사들의 저조한 실적 배경은 신작 부재에 따른 이용자 감소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정부의 확률형 아이템 의무화 시행으로 주력 수익모델(BM) 구조가 흔들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엔씨의 경우 지난해 말 내놓은 대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흥행 참패로 실적 악화의 길을 걷고 있다. 넥슨 역시 올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메이플스토리 큐브 등 확률형 아이템 정보 누락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실적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게임사들의 긴축 경영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비핵심 사업의 인력 감축 및 부진한 서비스 종료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최근 비개발 및 지원 부서에 소속된 직원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두 자릿수 이사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금융 AI 조직인 '금융비즈센터' 사업과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엔트리브) 법인도 정리한 바 있다.

    넷마블 역시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의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전 직원 70명 가량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앞서 컴투스의 메타버스 사업 계열사 컴투버스는 지난해 9월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전환 배치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게임사들의 사령탑 교체도 이 같은 위기감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넥슨은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선임하며 14년만에 공동 대표로 전환했다. 엔씨도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 박병무 VIG 파트너스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넷마블 역시 권영식·김병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게임 개발과 실적 개선이라는 각각의 영역에 시너지를 이끌기로 했다. 위메이드는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이 1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특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게임 업계는 수익성 악화로 재무적 위기가 닥친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과 인력을 줄이는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