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33.9조원·영업익 57.2조원 역대 최대DS부문 영업익 53.7조원, 전사 이익 94% 반도체HBM4E·2나노·DX 원가방어가 하반기 실적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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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고 분기 실적의 기준선을 다시 썼다. 올해 1분기에만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경신했다. 지난해까지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회복 여부를 놓고 시장의 검증대에 섰던 삼성전자가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을 등에 업고 실적 주도권을 되찾은 것이다.

    다만 실적의 질을 들여다보면 명암도 분명하다. 반도체를 맡은 DS부문이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내며 전사 이익의 93.9%를 책임진 반면, DX부문과 디스플레이, 하만은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 비용 증가에 눌렸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 전사 체력이 고르게 회복됐다기보다 AI 메모리 호황이 이익을 압도적으로 끌어올린 분기로 풀이된다.

    ◇AI 메모리 혼자 53.7조원 … 삼성 이익 구조, DS 중심으로 재편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40조원 늘어 4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37조2000억원 늘어 185% 급증했다. 달러 등 주요 통화 환율 상승은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전분기 대비 약 1조8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효과를 냈다. 연구개발비는 1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급등의 핵심은 DS부문이다. DS부문은 1분기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냈다. 전사 영업이익 57조2000억원 가운데 DS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3.9%다. 사실상 이번 분기 삼성전자 이익은 반도체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모리는 시장 가격 상승과 AI용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가 맞물리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제한된 공급 가능 수량 안에서 AI 고부가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를 동시 양산·판매하기 시작했고, PCIe Gen6 SSD도 적기에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대목은 삼성전자 실적의 성격을 보여준다. 단순히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이 오른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의 이익 개선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HBM, DDR5, SOCAMM2, 서버 SSD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동반 확대되면서 제품 믹스가 고부가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최대 생산능력과 첨단 제품 라인업을 동시에 활용한 결과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파운드리는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지만, 고성능 컴퓨팅 시장 중심의 수주를 이어갔고 광통신 모듈 대형 업체 수주를 통해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다만 파운드리가 아직 메모리만큼의 수익 기여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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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X는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은 3조원, 세트사업 원가 부담

    완제품 사업을 맡은 DX부문은 1분기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매출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가 부담이 수익성을 눌렀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와 리소스 효율화를 통해 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MX는 플래그십 제품 중심의 판매 호조와 갤럭시 S26 울트라 판매 비중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AI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모델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이 실적을 방어한 셈이다. 반면 네트워크는 주요 통신 사업자의 투자 감소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줄었다.

    VD는 프리미엄·대형 TV 판매와 운영 효율성 제고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생활가전은 에어컨 신제품 출시에도 원가 상승과 관세 영향으로 실적 개선폭이 제한됐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DS에는 호재지만, 스마트폰·TV·가전에는 부품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반도체 호황의 수혜와 비용 압박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하만은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냈다. 메모리 공급 제약과 오디오 시장 비수기, 개발비 부담 증가가 실적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장 사업은 중장기 성장축으로 평가되지만, 1분기에는 비용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7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디스플레이는 계절적 비수기와 메모리 가격 영향으로 고객사 수요가 감소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대형 디스플레이는 게이밍 모니터 OLED 수요 호조로 안정적인 판매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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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M4E·2나노·AI HVAC가 다음 승부처

    2분기에도 DS부문은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지속되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는 AI 산업 성장에 따른 수요 강세에 대응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HBM4E 첫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GPU(그래픽처리장치)와 CPU(중앙처리장치)용 초기 메모리 수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선단공정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나노 기술력을 기반으로 선단공정 수주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2나노 2세대 공정 모바일용 제품과 4나노 메모리용 제품, LPU(언어처리장치) 신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추진하고, 모바일 중심 사업 구조를 AI와 자동차 분야로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DX부문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핵심이다. MX는 신모델 출시 효과가 줄어들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 하락이 예상되지만, 플래그십 판매 확대와 신규 갤럭시 A 시리즈 출시를 통해 전년 대비 성장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폴더블 제품 개발 고도화와 업셀링 기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VD는 마이크로 RGB TV 등 강화된 라인업으로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수요를 겨냥한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콤보 등 신제품 판매와 에어컨 성수기 수요 대응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제품과 AI 데이터센터 HVAC(냉난방공조) 수주 확대를 통해 수익 중심의 사업 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산업 성장으로 반도체 수요는 늘어나겠지만, IT 제품 원가도 함께 상승하는 상충된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