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총파업 유보, 23~28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김영훈 "노사 한발씩 양보, 예외 없는 원칙 없다"최승호 "적자 사업부 배분 방식 1년 유예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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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교섭에는 노측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 중재자로 나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불성립 이후 21일 총파업 수순으로 치닫던 노사 갈등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직접 중재로 막판 파국을 피했다. 노조는 총파업을 유보하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했다.막판 돌파구는 적자 사업부 성과급 배분 방식의 1년 유예였다. 반도체 DS부문 내 메모리사업부가 실적을 이끈 가운데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에 어느 수준까지 성과급을 배분할지를 놓고 노사는 끝까지 맞섰다. 회사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라는 원칙을, 노조는 같은 DS부문 구성원에 대한 보상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양측은 이 쟁점을 당장 확정하기보다 1년간 유예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았다.삼성전자 노사 대표는 20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 장관 주재로 교섭을 재개한 뒤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 장관과 여명구 삼성전자 피플팀장 겸 부사장,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참석했다. 여 부사장과 최 위원장은 합의안 서명 뒤 악수하고 어깨동무를 하며 갈등 봉합 의지를 보였다.최 위원장은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그는 “사후조정이 불성립된 이후 장관 주재로 노사 교섭이 재개됐고,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서 잠정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동투쟁본부는 투쟁지침 3호를 발동해 총파업을 유보한다”며 “우선 투표 운영과 조합원 소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노조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 공지 기준 투표는 23일 오전 9시부터 28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협약 체결 수순에 들어간다. 다만 총파업은 철회가 아니라 유보다. 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파업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이번 협상의 핵심은 성과급 총액보다 배분 방식이었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에서도 반도체 DS부문 성과급 배분 원칙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메모리사업부의 호실적을 DS 전체가 어느 정도 공유할지, 적자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배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마지막 쟁점이었다.최 위원장은 질의응답에서 “투표 전이라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배분 방식에서 적자 사업부 방식이 있었다”며 “현행 삼성전자 제도가 있긴 하지만 그에 대한 이견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 1년간 적자 사업부 배분 방식에 대해 유예해주셨고, 그에 대해 합의가 도출됐다”고 말했다.이는 노사가 원칙을 전면 수정하기보다 시한부 절충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을 완전히 접지 않으면서 파업 직전의 충돌을 피했다. 노조는 적자 사업부 구성원 보상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남겨둔 채 조합원 투표를 통해 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절차로 전환했다.여 부사장도 성과주의 원칙은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것은 기본 원칙”이라며 “노조와 잠정합의했지만 그 원칙을 지키면서도 최상의 방안을 아이디어와 대화를 통해 찾았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보상제도에 대한 제도화를 굉장히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다만 구체적인 유예 방식과 합의안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여 부사장은 “아직 잠정합의이고, 노조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최 위원장도 잠정합의안 세부 내용은 조합원 설명 절차를 거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김 장관은 이번 합의를 “대화의 힘”으로 평가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노사에 정부를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쟁점이 된 분배 방식에 대해서는 “회사는 원칙적으로 양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고, 노조는 노조대로 사정이 있었다”며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해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했지만 예외 없는 원칙은 없다”고 했다.김 장관은 적자 사업부 보상 문제도 단순한 비용 논리로만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적자 사업부에 왜 성과급을 주느냐고 할 수 있지만, 사회 구성원 사이에서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의 문제도 있다”며 “메모리와 파운드리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똑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줄 것인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이번 합의에 대해선 “삼성전자 구성원들이 가장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 합의가 잘 이행돼 국민기업답게 다시 일터에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성장통을 대화로 해결했다는 데 K-저력을 보여줬다”며 “기술도 노사관계도 제일이라는 삼성답게 잘 해결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