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특별성과급 신설, 지급한도 폐지적자사업부 배분 유예로 갈등 봉합투자·조직통합·주주가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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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당장의 생산 차질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이번 합의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종착점으로 보기는 어렵다. 합의안은 반도체 DS부문에 별도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이를 향후 10년간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총파업은 막았지만 투자재원 부담, 사업부 간 보상 갈등, 주주가치 논란은 더 선명해졌다.이번 합의의 핵심은 기존 성과인센티브(OPI)를 유지하되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을 별도로 두는 것이다.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정했다. 여기서 사업성과는 영업이익을 의미한다. 결국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0.5%로 사실상 명문화한 셈이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는 지급률 한도도 두지 않는다.다만 지급 조건은 별도로 걸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을 달성해야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한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자사주로 지급하며 매각 제한이 걸린다.결국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와 지급률 상한 폐지라는 명분을 얻었고, 회사는 높은 지급 조건과 자사주 지급·매각 제한을 통해 재무 부담과 주주가치 논란을 방어한 절충안이다.◇투자보다 분배가 먼저 된 삼성가장 큰 후유증은 투자재원 논란이다. 반도체는 호황기에 번 돈을 차세대 공정, HBM(고대역폭메모리), 첨단패키징, 파운드리 수율 개선, 고용량 D램, eSSD, 미국 테일러 팹 등에 다시 투입해야 하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고객사 대응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한다.이런 상황에서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장기 틀이 만들어진 것은 부담이다. 물론 직원들이 기존 OPI 산식을 불투명하다고 느껴온 배경은 있다. 성과급 기준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 필요도 있다. 그러나 산식 투명화와 이익 배분 제도화는 별개의 문제다. 성과급 재원이 장기 합의로 묶이면 업황이 꺾이는 순간 회사의 비용 구조가 경직될 수 있다.자사주 지급으로 주주가치 논란을 완충하는 장치를 마련했지만, 그 자체로 논란을 종결시키는 해법은 아니다.◇성과급이 드러낸 ‘한 회사’의 균열두 번째 상처는 조직 내부 갈등이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배분된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정했다. 이는 메모리 호황의 성과를 DS 전체가 일부 공유하되, 실제 실적을 낸 사업부에 더 무게를 둔 구조다.막판 쟁점이었던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은 2027년분부터 적용된다. 합의서에는 당해 회계연도 적자사업부의 경우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률로 한다고 명시됐다. 다만 적용 시점을 2027년분부터로 미루면서 올해 당장 충돌은 피했다. 회사가 강조한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원칙과 노조가 주장한 DS 전체 보상 논리가 1년 유예라는 방식으로 봉합된 셈이다.이 조항은 향후 삼성전자 내부 갈등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사업부는 AI 메모리 호황으로 이익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반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단기 손익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성과주의와 조직 통합 중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의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CSS사업팀에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별도 지급된다. DS 중심 성과급 논의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DX가 DS 특별경영성과급의 본류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DS는 별도 성과급 제도를 확보했고, DX는 정액성 보상을 받은 구조다. 전사 형평성 논란은 완화됐지만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업계 관계자는 "노사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와 비반도체, 반도체 내 메모리와 비메모리 직원간 충돌이 극에 달했다"며 "이번 협상 과정의 갈동은 삼성전자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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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빠진 노사 합의세 번째 후폭풍은 주주가치 논란이다. 삼성전자는 개인투자자와 국민연금,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폭넓게 보유한 국민주다. 노사 합의가 회사의 비용 구조는 물론 자사주 활용, 배당 여력, 투자재원에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곧 주주권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다.이번 협상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할 경우 미래 투자재원과 배당 여력을 잠식해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이번 합의는 현금이 아닌 자사주 지급 방식을 택했다. 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하고 일부 매각을 제한하면 장기 기업가치와 보상을 연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투자 및 배당 재원이 자사주를 확보하기 위한 용도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주가 상승으로 보상 가치가 커질 경우 직원과 주주의 이해가 일치할 수 있지만, 주가가 부진하면 보상 실효성과 주주가치 논란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이번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돼야 효력을 갖는다. 총파업이 철회가 아니라 유보 상태인 이유다. 투표에서 부결되면 파업 리스크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설령 가결되더라도 숙제는 남는다. 적자사업부 배분 기준은 2027년부터 본격 시험대에 오르고, DS와 DX 간 보상 격차 논란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이번 합의는 삼성전자가 더 이상 내부 노사 문제만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AI 반도체 공급망, 한국 수출, 주주자본주의, 노동시장 질서가 모두 삼성전자 안에서 맞물려 있다. 총파업을 막았다고 해서 갈등이 끝난 것은 아니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 합의로 세워야 할 것은 더 많은 돈을 나누는 기술이 아니라 미래 투자, 성과 공유, 주주가치, 조직 통합을 함께 지키는 원칙”이라며 “적자사업부 배분 기준과 자사주 보상 방식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 다시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