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특별성과급 합의안 투표율 84% 돌파 삼성디스플레이·SDI·전기 등 계열사 전반 보상 불만 확산삼성식 성과주의 흔들 … 파업 연쇄 우려도
  • ▲ 삼성전기 수원캠퍼스ⓒ연합뉴스
    ▲ 삼성전기 수원캠퍼스ⓒ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에 극적 잠정 합의에 도달하며 ‘반도체 셧다운’ 위기는 넘겼지만, 후폭풍은 오히려 그룹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반도체(DS) 부문 특별성과급 제도 신설과 대규모 보상안이 알려지자 삼성 주요 계열사 내부에서 '우리도 성과급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 내부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을 두고 박탈감과 불만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린 삼성후자냐”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대비 낮은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체계에 대한 누적 불만이 이번 합의를 계기로 한꺼번에 분출되는 모양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해당 성과급은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고,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 1.5%를 더해 총 12% 수준으로 운영된다. 성과급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의 경우 특별경영성과급과 OPI를 합쳐 수억원대 성과급 수령 가능성이 거론된다.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 역시 DS부문 공통 재원 배분에 따라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의 특별경영성과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이미 올해 임금협상을 마친 계열사들 사이에서도 “협상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의 올해 임금 인상률은 각각 6.2%, 4.0%, 5.9%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성과급 규모 격차는 훨씬 크다는 게 내부 반응이다.

    특히 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불만이 크다. 삼성전자 DS부문은 OPI 산정 기준을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 중심에서 영업이익 10% 기반으로 바꾸기로 했지만, 상당수 계열사는 여전히 EVA 체계를 유지 중이다.

    실제 삼성전기는 지난 2023년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 수준에 그쳐 내부 반발이 거셌다. 이후에도 지급률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올해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안팎의 최대 실적이 예상되면서 성과급 확대 요구가 더 커질 전망이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캐즘 여파로 2025년 OPI ‘0’을 기록한 상황에서, 적자 사업부까지 챙기는 삼성전자 사례와 비교되며 내부 동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노조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 등을 사측과 협의할 계획이며, 삼성전기도 OPI 산정 방식 변경을 위한 임직원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 ▲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의 찬반투표가 지난 22일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의 찬반투표가 지난 22일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 22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도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 조합원 투표율은 24일 오후 기준 약 84.6%를 기록했다. 다만 사업부별 보상 격차가 커지며 ‘노노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비메모리 사업부 특별성과급이 메모리사업부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DX부문과의 격차는 100배 가까이 벌어지면서 일부에서는 부결 운동 움직임도 감지된다.

    주주 반발도 변수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삼성전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요청했고, 회사 측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액트 측은 향후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까지 이어진 ‘파업을 통한 보상 확대’ 흐름이 국내 산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오랜 기간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철학을 강조해왔지만, 이번 특별성과급 합의를 계기로 그룹 전반의 보상 체계 기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