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초대석] 뮈샤 김정주 대표
대담 김재홍 산업부장 / 정리 배태랑 기자 / 사진 이미화 기자 -
‘뮈샤(Mucha)’. 한마디로 세계적인 명품 샤넬과 견줄만 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라면…과연 과찬(過讚)일까. 단순히 패션1번지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브랜드라서, 혹은 내로라하는 스타들의 예물을 도맡아 제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신뢰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들만의 정체성을 갖고 화려한 꽃을 피워내는 브랜드에게 우리는 많은 것을 발견하고 감동을 받는다. 뮈샤(대표 김정주)도 이 중 하나다. 꿋꿋하게 국내선두주자의 자리를 지켜오며 ‘뮈샤’ 주얼리를 성장시킨 데에는 김정주 대표의 땀과 노력 그리고 열정과 도전정신이 숨어 있었다. 다이아몬드 만큼 아름다운 그의 모습은 어떨까, 김정주 대표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뮈샤의 탄생…감수성의 바탕은 ‘자연’에서, 성장 원동력은 ‘열정과 긍정 에너지’ 덕
세련되면서 말끔하게 차려입은 수트, 찰랑찰랑한 검은 머릿결, 빛나는 눈빛. 외모에서부터 옹골차고 이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을 할 때에도 ‘당당함’과 ‘자연스러움’의 포즈를, 표정을 알아서 척척 취하는 김정주 디자이너. 그는 생각했던 대로 어떤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진정한 프로였다.
뮈샤는 19세기 아르누보의 대표 화가인 체코 출신의 알퐁스뮈샤의 화풍에서 영감을 얻어 화가의 이름으로 탄생된, ‘신비롭고 매혹적인’이란 뜻을 지닌 브랜드다.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ATC 지식산업 분야 업계 최초 정부지원, 미스코리아 왕관 4년 연속 제작, 톱스타들의 예물 제작 브랜드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에 밀려 국내 주얼리 업계들이 문을 닫는 ‘빨간불’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 김정주 대표는 “생각하고 계획한 것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확신하는 ‘긍정 에너지’ 덕분"이라고 당당히 말한다.
현재 서울 청담동에 뮈샤 사옥을 두고 있고, 국내외를 합한 뮈샤의 가족들은 총 70여명. 어느덧 뮈샤와 함께 키스바이뮈샤, 라뮈샤 등의 브랜드도 탄생됐고 일본, 중국, 홍콩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그는 대학시절 자원생물환경학과를 전공, 34세 나이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해 어언 20년의 세월을 주얼리와 함께 했다.
어릴 적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그녀는 감수성이 풍부했고 꽃을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던 어렸을 때의 감성은 주얼리 디자인을 하는 데 결정적인 모티브를 제공하며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큰 도움을 줬다.
“자연에서 자란 환경은 내게 좋은 정서를 심어줬고, 그로부터 받은 영감은 뮈샤가 추구하는 디자인 이미지와 매치되는 꽃과 자연 그리고 매혹적인 여인을 표현해 내기 충분했습니다. 화려한 직업에 가려져 안 보일 수 있으나 몇 번의 말이 오가면 ‘정감 있습니다. ‘강원도인 같다’는 말을 늘어놓을 만큼 저는 순수하고 가슴 따뜻한 사람입니다.” -
- 명품은 보이지 않는 이면(裏面)까지 아름다워야 합니다.
“뮈샤만의 고품격 디자인은 정교한 셋팅력과 하이퀄리티의 합금, 특수 폴리싱 광택기법으로 마무리 됩니다. 물론 명품은 하루 아침에 탄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겉모양보다 내면에 흐르는 아름다움이 진정 명품을 만드는 것 아닌가요.”
그가 각별히 공을 들이는 것은 바로 디자인. 부설 김정주 디자인 연구소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ATC에 소속된 공식 공인 15명의 디자이너들이 있다. 김 정주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는 뮈샤 주얼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을 탄생시키면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 중 하나다.- 보이지 않는 이면(裏面)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우리 디자인은 모두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아름다우면서 고급스러운 데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외관 못지않게 보이지 않는 부분을 더욱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착용 시 불편하지 않도록 디자인을 하며 셋팅, 발물림, 디테일한 부분의 뒷면까지 신경을 씁니다. 뒷면까지 예쁘고 편안하게 디자인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뒤태가 아름다워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완성되며 그것이야말로 명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을 묻자,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가장 고가이면서 화려한 ‘미스코리아 왕관’을 꼽았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미스코리아 왕관을 제작한 가운데, 특히 한글과 신라시대 선덕여왕을 모티브로 작품화한 2009년 미스코리아 진 왕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그는 “선덕여왕의 '꿈'과 '이상'을 왕관으로 형상화해 한국 고유의 전통미를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작품은 디자인산업진흥을 통한 국가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무엇인가를 매장 안 곳곳마다 배치돼 있다. 진열장 속 작품과 몇 점의 액자에는 화려한 이력만큼이나 주얼리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달려온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최근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50쌍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결혼식을 올려주는 행사에서 실버에 다이아몬드가 셋팅된 반지를 증정한 적이 있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보석은 사치가 아닌, 아름다움을 나누는 사랑의 징표입니다. 사회적인 활동을 많이 하면서 뜻 깊은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
뮈샤의 통 큰 목표…‘샤넬 주얼리’를 뛰어넘다.
뮈샤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브랜드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김재중, 장근석 등 내로라하는 한류 스타들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한류열풍에 박차를 가했고, 이에 탄력을 받아 일본과 중국 등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화에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이뿐인가, 한국 주얼리 디자이너로서 최초로 라이센스를 일본의 포니캐년과 계약하며 본격적인 한류 진출에 제동을 걸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최근 세컨드 브랜드 라뮈샤를 홍콩 피크 갤러리아 백화점 오픈시키며 외화 획득에도 기여하고 있다.
- 국내 주얼리 브랜드가 가진 콘텐츠 기술력이나 노하우로 해외진출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물론입니다. 단지 외화를 벌기 위해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 네임을 구축해 명품주얼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뮈샤의 목표입니다. 뮈샤의 브랜드를 쌓고 최고 품질의 제품을 전 세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싶습니다. 야심차게 준비한 만큼 훗날 명품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샤넬주얼리를 뛰어넘는 명품주얼리로 키워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대놓고 ‘샤넬주얼리’를 뛰어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그는 시원하게 웃음을 쏟아내고는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패션의 완성은 주얼리입니다. 그리고 주얼리는 가장 작지만 가장 큰 시선을 끕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 당당함과 행복을 뮈샤로부터 느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좋은 제품이 사랑받는 건 시대를 초월한 진리다. 뮈샤는 이미 그만한 브랜드를 창조했고 이제 세계적으로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다. 뮈샤만의 특유한 독자적인 이미지, 그것이 강점이자 브랜드 세계화의 성공요인이라고 김 대표는 믿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