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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인사 비리가 끝이 없다.
최근에도 공기업들의 특혜 채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사장의 친인척을 취업시켜 논란이 되고 있는 공사가 있는가 하면 수년간 공정한 채용절차 없이 직원들의 인맥으로만 선발한 공사도 상당수 적발됐다. 특히 2015 국감에서도 공기업들의 채용 비리가 수차례 지적되면서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5일 감사원 등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및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을 위반한 공기업들의 비리가 줄줄이 드러났다.
먼저,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김성회 현 사장의 측근과 지인을 잇따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국무조정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사 자회사인 한국지역난방기술은 지난해 김 사장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 관리자 김 모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일 때 수행 경호원이던 김 모씨를 채용했다.
또 김 사장의 매제인 이 모씨를 지난해 파견근로자 형태로 채용했다. 김 사장의 육군사관학교 동기인 이 모씨는 임기 만료 후에도 이례적으로 재고용됐다. 반면,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장은 이 같은 채용 사실을 모두 알지 못했다"고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어촌공사는 채용공고나 경쟁절차 없이 500명 넘게 특별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에 휩싸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14년 9월 30일까지 정규직 25명과 계약직 479명 등 총 504명을 특별채용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농어촌공사는 2012년 6월 18일 특별한 자격요건이 필요하지 않은 양·배수장 등 단순 유지관리 업무 계약직 1명을 채용공고나 경쟁절차 없이 직원들의 인맥을 통해 특별채용했다.
또한 2012년 12월 6일 계약직 7명을 채용공고나 경쟁절차 없이 특별채용 대상자로 선정한 후 같은 해 12월 13일 1배수 면접을 통해 6급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2012년 1월 1일부터 2014년 9월 30일까지 11차례에 걸쳐 정규직 25명을 채용했다. 이렇게 378차례에 걸쳐 계약직 479명을 채용공고나 경쟁절차 없이 특별채용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도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2012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비리를 저질렀다.
광물공사는 특정 인물을 뽑기 위해 면접점수를 조작하고 채용 인원도 3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 당시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공모본부장은 인사 담당 실장을 불러 "A씨를 꼭 채용하면 좋겠으니 인성점수를 만점으로 수정할 수 있느냐"고 압력을 행사했다. 이에 담당 실장이 "면접 점수를 만점으로 바꿔도 합격하기 어렵다"고 답변하자 "그러면 채용 인원을 3명에서 6명으로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결국 필기 합격자 15명 중 9등이던 A씨는 인사 담당자들의 조작으로 6등까지 올라 입사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수협은 최근 5년간 전·현직 임직원의 자녀를 무려 41명이나 채용했고, 산업기술진흥원은 서류 탈락자 10명 중 3명이 최종합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 한 인사 담당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은 그 어느 기업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을 지녀야 하는데, 도리어 위법한 과정으로 채용을 일삼고 있다"라며 "개개인의 도덕성 요구는 물론 재발방지를 위해 보다 강력한 징계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