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비 제외하고도 이전비 최대 1.2조 추산 영업손실 매년 2300억~2400억 규모 예상 재무구조 악화시 축산발전기금 납부 불가능 대량 실직 문제도 … 말산업 고사 위기 우려감 마사회 노조, 서울·세종·전주·과천서 전방위 투쟁
  • ▲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지난 5일 경기 과천시 마사회 본관 앞에서 과천 경마공원 이전 계획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뉴데일리
    ▲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이 지난 5일 경기 과천시 마사회 본관 앞에서 과천 경마공원 이전 계획을 반대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뉴데일리
    정부가 1·29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발표된 과천 경마공원 이전 계획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이번 결정을 '정책 폭거'로 규정하고 사활을 건 전방위 투쟁에 돌입했다.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조(兆) 단위의 재무적 타격은 물론 말산업 고사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마사회 내부 분석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한국마사회 정부정책 및 경영환경 변화 대응전략 검토 보고서' 및 '고객 성향 조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과천 경마공원을 이전할 경우 최대 1조2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건물 공사비에 데이터센터·방송장비 등 특수장비 도입, 이전 경비 등만 합산한 금액이다. 토지 매입비는 아예 제외된 수치다. 보고서는 일 평균 2만5000명~3만명의 관람객을 수용하는 현재의 과천 수준을 유지하려면 1조원 이상의 재원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천문학적인 이전 비용뿐만이 아니다. 이용객의 70% 이상이 수도권 거주자이고 대중교통 의존도가 높으며, 현장 중심의 오프라인·소액 베팅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과천 경마공원을 폐쇄할 경우 연간 17만명은 장외발매소로 이동하고 180만명은 경마를 이탈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매출 감소액은 최대 1조2000억원, 영업손실은 매년 2300억~2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마사회의 재무 구조 악화는 공익 기여 감소로 직결된다. 마사회는 현재 이익 잉여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내고 있다. 지난해만 1188억원을 냈으며 1974년 이후 누적 출연금은 3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기금 내 마사회 납입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현실화하면 기금 납부가 불가능해져  '도미노 타격'이 우려된다. 

    또 마주 이탈로 경마 시행에 필수적인 마필 투자가 감소하면 경마 시행 안정성을 해치고 말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고용 문제도 뇌관이다. 현재 과천 경마공원에는 마사회 임직원과 경마지원직·조교사 등 경마 관계자, 미화·보완 등 자회사 근로자 등 총 3037명이 근무 중이다. 이 중 경마지원직은 주말 초단기 근로자로 사실상 원거리 통근이 어려워 이전 시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문 마사회 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2만4000명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전하라'는 문장 하나로 방송 통보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며 "오늘은 마사회가 일방적 정책 폭거의 타깃이 됐지만, 내일은 이 자리에 있는 다른 공공기관이 그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성토했다. 

    마사회 노조는 투쟁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9일 양대노총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 참석을 시작으로 양대노총 및 전국 공공기관 노동자들과 연대 전선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지난 9일부터 마사회 노조원들의 피켓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에서 농식품부 앞까지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섰다. 마사회 노조는 피켓 시위와 근조화환 투쟁을 병행하며 강경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지난 9일부터 전북 전주에 위치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의 지역구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인 과천 경마공원 '바로마켓' 이용객과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경마공원 이전 반대 서명 운동'도 벌이는 등 대국민 여론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사회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독단적인 이전 계획을 전면 철회할 때까지 거점별 투쟁 수위를 멈춤 없이 높여갈 것"라며 "산업 생태계와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무너진 공공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