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비밀이 많다. 예산이 얼마인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회원사는 어떻게 구성됐는지 등 뭐하나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없다.

    최순실 사태에 연루되면서 해체 압박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비밀에 둘러싸인 불투명한 행태였음에도 뭐하나 달라진 게 없다.
     
    지난 12일 진행된 마지막 정기 회장단회의조차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됐다.


    전경련은 이날 장소, 시간, 안건 등 모든 것을 감추려 들었다. 회의가 끝난 후에도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물론 이전에도 전경련은 정기 회장단회의를 비공개 진행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경유착의 고리'란 오명과 해체 위기를 불러왔다.


    특히 이날 회의는 오는 2월 정기총회 전 주요그룹과 쇄신안을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였다.


    여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한 회의인 만큼 전경련 역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고 비난만 이어졌다.


    비밀은 의심과 불신을 부른다.


    전경련 해체를 주장하는 여론은 전경련이 말하는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깊은 불신에서 나온다.


    쇄신을 찾는 전경련은 이 불신을 신뢰로 뒤집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정기총회뿐이다.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이 물러나고 '밀실'에서 이뤄진 쇄신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다.


    무엇이 달라질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우리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인 단체로 전경련은 국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해왔다. 분명한 순기능이 있었고 실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도 있었다.


    전경련이 찾는 쇄신의 길이 부디 투명성을 전제로 이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