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 회장 경영권 강화에 악영향 끼칠수도금융계열사 많은 한화, 중간금융지주사 무산 시 타격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지주사전환 추진을 앞둔 기업들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상법개정안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야당이 대기업 대주주의 권리를 대폭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당장 관련 법이 통과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려는 롯데·한화그룹의 타격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는 상법개정안을 통해 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할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게 하거나 의결권이 부활되지 못하도록 법을 추진 중이다.   
 
롯데는 합병 분할을 통해 지주사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상법개정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롯데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환경속에서 투명경영을 강조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상법개정안이 거론돼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법 개정에 관련된 사항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투명경영 제고, 신성장동력 발굴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한 대주주 일가가 지주회사 한 곳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가 하루빨리 지주사전환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바로 이점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배력을 대폭 강화해서 일본 롯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업을 옥죄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걸림돌이 돼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롯데 뿐만 아니라 한화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야당이 반발하고 있어 지배구조 재편 작업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한화그룹 내부 지분율은 안정적이지만 그룹 계열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취약한 편이다. 내부 지분율 중 계열사 등에 의한 지분율만 높은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지주사의 필요성이 상존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다수 보유한 만큼, 중간금융지주사 제도 도입 한 후 전환 체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가 도입 될 경우에만 가능해진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데, 이를 풀어주는 게 중간금융지주회사다. 결국 일부 상법개정안 통과에 대해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짙어지고 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인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무조건 반재벌 정책만이 투명 경영을 강조하는 특효 약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인데 정부에서 너무 나서서 간섭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면서 "경영 정상화를 시킨 후 기업간의 경쟁을 통해 투명한 기업을 만들어야지 법만 제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상법 개정안으로 오히려 기업 경영을 축소 시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경제민주화와 상관없이 전체 기업에 대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