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보통신 노모 상무 증인 출석, 변호인 측 심문에 답변 '술술'유상증자 과정 묻는 검찰 측 질문에는 "정확히 기억 안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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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사진.ⓒ뉴데일리


    롯데그룹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롯데정보통신 노모 상무가 변호인 측과 검찰 측의 질문에 다소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이유에 대해 “인터넷은행 가능성과 매출 성장 가능성 높게 봤다”면서도 구체적인 보고 내용과 이사회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24일 신동빈 롯데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7차 공판에서 롯데피에스넷 인수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롯데정보통신 노모 상무에대한 증인 심문을 진행했다. 

    노 상무는 2002년 롯데정보통신에 입사해 롯데피에스넷의 전신인 케이아이뱅크 인수 당시 롯데정보통신 전략기획팀장으로 근무, 인수 업무를 직접 담당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노 상무는 롯데피에스넷에 대한 유상증자도 직접 검토해 상부에 보고했다.

    이날 변호인 측은 롯데피에스넷의 ATM 사업 진출과 유상증자 등이 그룹 수뇌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심문에 집중했다. 2002년부터 롯데정보통신 스스로 ATM 사업을 검토했고, 투자비산정과 투자계획 등 단순 검토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웠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노 상무는 "2008년 케이아이뱅크 인수 참여 당시 김선국 팀장과 인터넷은행을 위한 케이아이뱅크 인수 계획에 대해 얘기 했고, 밴 사업 전망에 대해 신성장동력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롯데피에스넷 인수 후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적으로 어려웠던 사실을 알면서도 유상증자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롯데정보통신도 ATM 사업에 관심이 있었는데 향후 인터넷은행까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으니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이유에 대해서는 "ATM 사업이 구조가 복잡하지 않다. 초기 자본금이 적어 기계를 바로 살 수 없어 리스로 구매하다 보니 이자가 늘어나 재정 상황이 어려워 졌다고 판단했고, 증자를 통해 이자비용을 줄이면 사업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까지 진행된다면 1000억정도 IT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고, 매출이 없다면 모를까 매년 20억 정도의 꾸준한 매출도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라는 주장이다.

    반면 노 상무는 검찰 측의 신문에는 자신없는 답변 태도를 보였다. 이사회 과정과 상부 보고 과정에서 정확한 수치 등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일관한 것.


    검찰 측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이 2008년부터 2015년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참여한 금액은 164억원이다. 2015년 말 한국자본평가에서 롯데피에스넷 지분 검토 결과 회수 가능액은 24억원 내외로 손실이 140억원 정도다.


    14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감당하면서 연관매출이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다.

    또 여러차례 유상증자를 검토해 진행한 당사자인 노 상무는 유독 2009년 투자내역에 대해 기억이 없고, 전략기획팀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사업방향, 추가 취득 주식수, 성장 가능성 및 예상 영업이익 등 수치화 할 수 있는 답변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160억원이 투자 될때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 않느냐"면서 "롯데피에스넷은 당시 적자로 자본잠식까지 갔다. 증인이 이사회와 대표에게 보고한 서류에 구체적인 액수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인은 롯데정보통신의 실무자다.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이사회에서도 단순히 '흑자전환 가능할 것 같으니 증자해 주자'고 이야기 했느냐"며 "개인이 주식투자를 할 때도 증인보다 더 알아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이사회 과정에서 혹시 반대하는 이사들이 있었나. 증인이 보고 하기 전에 유상증자 해주는 것으로 결론이 나와 있던 사안 아니냐"고 물었다.

    노 상무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답했으나, 검찰 측의 "롯데정보통신 전현직 대표들은 이사회를 개최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해 노 상무의 답변에 의문을 더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의 다음 공판은 5월8일 오전 10시에 진행되고, 이날은 지난 6차 공판때 불출석했던 네오아이씨피 전 대표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