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단독지원 계획 주장 정면 반박코어스포츠 실소유자 계약 이후 확인"회사 나쁜일 당할까 걱정돼 최순실 요청 들어줘"
  • ▲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뉴데일리DB
    ▲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뉴데일리DB


    정유라에 대한 삼성의 단독 승마지원과 관련해 '최순실의 배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씨의 영향력을 미리 인지한 삼성이 정씨만을 위한 단독지원을 계획했다는 특검의 주장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31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48차 공판에서 "삼성이 올림픽을 대비해 승마지원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정유라와 박재홍 전 마사회 승마단 감독을 포함시켜달라는 최씨의 요창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말구입대행 수수료 등 계약조건과 관련해서는 최씨가 요구하는대로 일방적으로 들어주진 않았다"며 "처음엔 300억원 가량이었는데 최종적으로 90억원 가까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제일기획 소속으로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던 황 전무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가 진행되고 이틀 뒤인 2015년 7월27일, 승마협회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지원의 미흡함을 지적받은 삼성이 배경을 확인하는 상황에서 최씨의 존재와 영향력을 알게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씨의 승마계 최측근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이영국 전 승마협회 부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아 황 전 전무로 급하게 교체됐다.

    황 전 전무는 부회장직을 맡은 직후, 박 전 전무를 만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로 향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는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박 전 전무,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 등과 회의를 진행했다.

    승마지원은 올림픽 대비를 위한 승마전지훈련으로 시작됐다. 다만 최씨와 박 전 전무가 정씨를 훈련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승마지원은 최초 8명으로 시작했다가 비용 등에 따라 6명으로 축소됐다. 장애물과 마장마술에서 각각 3명의 선수들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셈이다.

    최씨는 정씨가 금메달리스트로 훈련 명단에 꼭 포함돼야한다고 수차례 강조했으며, 박 전 전무 역시 정씨를 팀에 포함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사장으로부터 최씨의 영향력을 전해들은 황 전 전무는 요청의 배경을 알고 있었다. 

    이후 삼성 측은 박 전 전무의 추천으로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코어스포츠의 실소유주가 최씨였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 알게됐다.

    황 전 전무는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 코어스포츠가 최씨의 것인지 알 수 없었다"며 "특검은 코어스포츠가 신생회사라는 이유를 문제삼는데 박 전 전무가 회사 분들을 소개했고, 직원 가운데 협회 임원들도 포함돼 있어 용역계약을 실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황 전 전무는 문체부를 포함한 승마협회 직원들이 나쁜일을 당하는 것을 보고, 회사가 더 큰 나쁜일을 당하지 않아야한다는 걱정을 했다고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

    또 6명에 대한 지원을 계획했다가 최씨의 방해로 무산됐을 뿐, 처음부터 정씨에 대한 단독지원을 계획한 건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