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단독지원 '유언비어'로 판단해 알리지 않아협회 맡아 비인기종목 지원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승마지원 '청탁-뇌물-대가'라 생각치 않아…구설수 정도로 판단해"
  •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뉴데일리DB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뉴데일리DB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에 대해 "평소 체육진흥을 여러번 말한 것을 감안해 비인기종목에 대해 적극 지원할 것을 당부하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정유라에 대한 단독 승마지원을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 등의 50차 공판이 2일 최 전 실장의 피고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최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이 승마지원이 부족하다고 질책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우리가 무슨 목표를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승마협회를 맡아 비인기종목을 지원하라는 뜻 정도로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은 적도 있고 능력과 돈이 있으니 그런 말을 한 것이라 생각했다"며 "정유라를 지원하라는 뜻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을 확인하는 상황에서 '최순실이 박 대통령과 친자매 이상으로 돈독하고 정유라를 친딸처럼 아낀다'는 말을 전해듣게 된다. 더욱이 최씨의 배경과 영향력 때문에 단독 승마지원을 거절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된다.

    하지만 끝내 이같은 사실을 이 부회장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확인할 수 없는 유언비어를 후계자에게 옮기는 게 적절하지 않아 본인의 승인하에 승마지원을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최 전 실장은 "최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에게 보고해 봤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당시에는 시작하는 후계자가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이 옳지 않아도 판단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만약 부회장에게 보고했다면 부회장이 스톱이라도 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최 전 실장을 향해 '이 부회장을 보호하기 위한 진술이냐'고 수 차례 물었지만 그는 "당시만해도 청탁이나 뇌물, 대가 등은 생각치 못했다. 그저 구설수 정도로 생각해 40년 직장생활을 한 내가 책임지면 되는 문제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전 실장은 모든 혐의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건희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이 부회장이 후계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상속세를 납부해도 그룹 지배구조는 바뀌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전 실장은 "자제들간의 지분은 3:1:1로 정해져 있으며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유일한 아들"이라며 "되려 이건희 회장의 와병 후 빨리 회장직을 승계해 공식적으로 나서라는 이야기를 수 차례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