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와병 후 경영 전반 관리…이재용과는 수평적 관계"미전실 해체 상의 후 결정…정유라 단독지원 보고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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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은 여론을 우려해 우호지분인 KCC에 자사주를 매각하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증언했다.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 등의 50차 공판에는 최 전 실장의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2014년 5월 이건희 삼성 회장 와병 이후 미래전략실장으로 경영 전반을 관리한 최 전 실장은 후계자인 이 부회장과 수평적 관계로 사업 현안을 공유해 왔다.특히 갤럭시노트7 리콜, CEO 인사, 하만 인수, 삼성 테크윈 매각, 메르스 사태 등 중요한 현안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서도 이 부회장과 의견을 공유했고 '회사에서 그렇게 판단한다면 그렇게 추진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가치 판단 없이 전문 경영진의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다.다만 이 부회장은 엘리엇 사태가 불거지며 우호지분인 KCC에 자사주를 매각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그렇게까지 하면서 합병을 해야하느냐, 시장에서 나를 어떻게 보겠느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이같은 증언에 특검은 물산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이 부회장이 반대할 권한이 있는지 따졌지만, 최 전 실장은 "법적 권한은 없지만 후계자로 경영권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말한 것 같다"고 받아쳤다.그는 자사주 매각을 최종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해 그냥 밀어붙일 수 없어 수 차례에 걸쳐 설득했다"며 "해외투기자본과의 싸움이 그룹 전체와 우리나라 경제계 전체의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 설득해 승락을 이끌어 냈다"고 강조했다.한편 미래전략실 해체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발표한 배경에는 자신과의 합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청문위원들의 질책에 즉흥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아니라는 주장이다.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 나가면서 엄청나게 시달렸다. 미전실 관련 질문이 이어져 어떻게 할지 고민하던 차에 점심시간에 통화할 시간이 있었다"며 "여론이 미전실에 대한 부정적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런 상황에서도 (미전실을) 지킬 필요가 있느냐 '해산한다 말하라'고 했고, 이 부회장이 의견을 받아들여 해산을 발표하면서 공식화됐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최 전 실장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을 통해 정유라에 대한 단독지원을 알았지만, 차후 문제될 소지가 있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최 전 실장은 "(정유라에 대한 단독 승마지원 문제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해 봐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문제가 되면 내가 책임지고 물러나면 되겠다고 판단했다. 시작하는 후계자가 구설수에 휘말리는 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