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와병 후 '그룹현안' 공유 횟수 늘어"95% 이상 '삼성전자' 관련 업무…대외업무 늘며 미전실 도움 받기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업무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자신은 미전실에 단 한 번도 소속된 적이 없으며 관련 업무에 개입하거나 지시한 적도 없다는 주장이다.

    2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50차 공판은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이 부회장은 본인의 소속을 묻는 특검의 질문에 "처음부터 삼성전자 소속이었고, 맡은 업무 역시 삼성전자와 해당 계열사에 관한 것이 95%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와병 이후 각종 행사 등 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대외업무가 조금 늘었고 그때마다 미전실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본 업무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특검이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진술을 빌어 제기한 이 부회장과 미전실간의 주요 그룹현안 공유에 대해서도 최 전 실장 등을 통해 일반적인 이슈가 보고됐지만, 실제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전자 외 계열사에 대해 조금씩 공부했고, 실장님이나 담당 임원들도 중요 이슈가 있으면 저한테 정보를 업데이트 해주는 빈도가 늘었다"면서도 "IT분야만큼 산업에 대한 이해도나 지식이 떨어지기 떄문에 거의 일방적으로 듣는 입장이었을 뿐 의견 개진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진행된 최 전 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 최 전 실장은 자신이 미전실 총 책임자로서 그룹 전반에 대한 사안을 관리하고 결정했다면서, 이 부회장의 경우 미전실 소속이 아니고 관련 업무에서도 직접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운 바 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 미전실 업무에 이 부회장이 깊숙이 관여해 있다는 특검의 주장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정전자 외 다른 계열사 업무에 대해 보고받았던 것을 겨냥해 잠재적 최대주주라는 점을 인식한 게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이마저도 근거없는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회장님의 와병 후 다른 계열사 업무에 대한 관심이나 책임감은 늘었지만, 와병 전후로 각 계열사 및 미전실과의 관계가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며 "각 사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깊이 고민해 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은 최 전 실장과 공유한 주요 그룹현안이 사장단 회의에서 실제로 논의되는지 대해선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어 알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발언한 미전실 폐지와 관련된 내용은 "최 전 실장이 코치를 해 준 것을 발언한 것"이라며, 미전실 존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