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긍정으로 받아들여져스틸코리아 불참, 언론 접촉 부담 큰 듯
  • ▲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뉴데일리
    ▲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뉴데일리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침묵을 지켰다. 동부인천스틸 인수 질문에 말이다.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철강업계 상생협력 간담회에 참석했다. 최근 동부인천스틸 인수설이 보도된 뒤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 나서는 첫 자리였다.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에 장 부회장의 예상 답변을 몇개 추려봤다. '그런 사실 없습니다' 혹은 '지금 시점에선 밝히기 어렵다' 등 즉답을 피해갈 수 있는 답변을 할거라 봤다.

    그런데 예상외로 장세욱 부회장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침묵이 의미하는 바가 뭘까. 더군다나 장 부회장이 그렇다니 의외다. 

    장 부회장은 평소 언론과 소통을 잘 하기로 유명하다. 어떠한 자리에서든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질문하는 기자한테는 '제대로 알고 질문하시라'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물론 기분 나쁘게가 아니라 웃으면서 농담조로 하는 말이다.

    그런 장 부회장이기에 이번 침묵은 더 큰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차마 거짓을 말할 수 없기에 침묵으로 일관했을거라는게 기자의 판단이다.

    이제껏 언론 앞에서 그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아주 민감했던 장선익 이사의 술집 소동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던 그다.

    여기에 의심가는 대목은 또 있다. 지난 31일 열린 스틸코리아 2017 행사에서 장세욱 부회장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등 업계 CEO가 대부분 참석한 자리에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들리는 바로는 동국제강이 이번 행사 참석을 두고 철강협회에 많은 문의를 했다고 한다. CEO가 꼭 참석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참석하는 VIP는 누구인지, 지난해 동국제강이 참석했는지 등등 말이다.

    추측해 보건데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이번 행사에 박명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국회철강포럼 대표들이 참석하는 자리임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당분간 장세욱 부회장이 언론 앞에 나타날 일은 없을 것 같다. 철강사 대표들이 참석할 만한 큰 행사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올해 연말까지 어영부영 지나갈 수도 있다.

    그 사이 동부인천스틸 인수와 관련해 또 다른 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크다. 물론 동국제강 입장에서는 그때도 "검토한 바 없다"라는 입장을 바꾸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연한 기회가 닿아 장세욱 부회장을 만난다면 다시 한번 동부인천스틸 인수와 관련해 물어볼 생각이다. 그때는 '침묵은 긍정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