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탈북민, 군부대 등 찾아가는 오페라


'신나는 예술여행'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창의성 넘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문화소외계층과 문화생활로부터 소외된 지역을 찾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복권위원회가 함께하는 복권기금 문화나눔 사업으로 국민 모두가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서 우수한 예술작품을 함께 즐기고 나누도록 시행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펼쳐온 뉴서울오페라단의 한국 창작 오페라 ‘시집가는 날’은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에 대한 해설과 구성을 사회자를 통해 이해를 돕고, 갈라 형식으로 재편성, 흥미를 더하며 오페라의 대중적인 호응도를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교도소, 탈북민, 군부대 등 평소에 오페라를 접하기 힘든 시설을 찾아가 선보이는 창작오페라 '시집가는 날'은 지난 4월 안동 교도소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지역을 찾아가는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오페라에는 테너 정능화, 송원석, 강내우, 소프라노 이다미, 장아람, 이소연, 바리톤 이정근, 김민형 등 중견, 차세대 성악가들이 참여해왔다.

안동교도소, 서울동부구치소, 안성하나원, 화천하나원, 평택 제2함대, 대전 육군정보통신학교, 육군2사단17연대, 창원카톨릭 여성회관, 장흥교도소, 육군37사단 112연대 등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곳들을 찾아가며 가장 한국적 소재로 세계화를 실현한 작품을 이해하며 즐길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수많은 해외공연에서 'Wedding Day' (시집가는 날)라는 한국창작오페라의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은 이 작품은 한국의 양반사회를 배경으로 가문의식의 허실, 구습결혼제도의 모순, 전통적 계층사회의 비인간성 등을 풍자함으로써 사랑의 참뜻과 인간성의 회복을 강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작품 전체적 기조에 한국적 해학과 웃음이 있으며, 한국 신극(新劇)에서 드물게 보는 정통 희극의 여러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어서 관객에게 색다른 이미지를 선물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 속의 맹진사는 전형적인 희극적 풍자의 대상이 되는 인간형으로, 계략을 써서 결핍과 위기를 해결하려는 기만적 인물이다. 그러나 독자나 관객으로 하여금 맹진사의 허욕과 명예욕을 조소하고 야유하는 동시에 관객의 이해와 공감을 동시에 형성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인간의 보편성에 호소하는 희극적 포용력도 불러일으키게 하는 작품에 한국적 리듬을 조화시켜서 새로이 작곡한 것이라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홍지원 뉴서울오페라단 단장은 "한국 창작오페라의 세계화를 목표로 이미 중국 유명 극장에서 가장 한국적이고 재미있으며 아름다운 작품으로 그 예술성을 인정받은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를 소개해왔다"며 "문화를 나누고 오페라 대중화 실현, 한국 창작오페라의 가치 제고 등을 위해 순회공연을 했는데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으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단장은 "앞으로도 정부와 민간 오페라단이 손잡고 이같은 프로젝트를 많이 펼쳐나간다면 클래식 저변 인구도 확대되고, 사회도 더욱 밝아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