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올해 성장률 10% 이하로 하락할 것"… 최저임금 인상 등 복합적 원인 작용
"상권 맞춤형 점포 및 자동화 시설 구축 통해 리스크 최소화"
  • ▲ 국내 편의점 로고. ⓒ각사
    ▲ 국내 편의점 로고. ⓒ각사


    2010년 초반부터 매출 고성장 및 수익성 개선으로 구조적 성장을 이어오던 국내 편의점 사업이 올해부터 조정기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상권 맞춤형 점포 및 자동화 시설 구축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산업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7.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부터 성장률이 10% 이하로 하락할 전망이다. 성장률 하락 원인은 최저임금 인상, 신규출점점포 감소, 폐점 점포 증가, 담배매출성장률 둔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업계 1위인 CU와 GS25는 지난해 1500여개 이상의 점포 순증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업황 둔화와 신규 출점 여력 감소로 900개 전후의 순증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되면서 올해 선발업체의 연간 폐점 점포 수도 300~400개에서 500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편의점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담배 매출이 올해 전체 시장 크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점포 수 증가 및 가격인상 효과가 마무리되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매출성장률도 둔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 ▲ 좌측부터 편의점 시장규모와 성장률, 주요 편의점 업체 영업이익률 추정치. ⓒ삼성증권
    ▲ 좌측부터 편의점 시장규모와 성장률, 주요 편의점 업체 영업이익률 추정치. ⓒ삼성증권


    이러한 분석이 나옴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권 맞춤형 점포, 1인 가구 트렌드에 맞춘 상품 강화, 자동화 기기 도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CU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의 소통 프로그램 '두드림(Do Dream)'에 올해 주제를 'CVS+⍺'로 선정했다. 점포 입지에 따라 차별화된 플랫폼으로 점포별 컨설팅을 진행해 상권 맞춤형 편의점을 선보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아파트, 빌라 등 다가구 주택 입지의 점포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반찬, 맥주 등을 강화한 쇼핑공간형 편의점, 직장인이 밀집한 오피스 지역 점포에서는 커피, 디저트를 강화한 휴식공간형 편의점, 학원가, 원룸가에는 도시락이나 즉석 조리 식품을 강화한 식사공간형 편의점을 선보이는 식으로 향후 점포를 꾸릴 예정이다.

    편의점의 주객 층인 1~2인 가구에서 최근 과일이나 채소 등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관련 상품도 강화하고 있다.

    CU의 경우 연도별 과일 및 채소 매출 신장률이 2015년 9.8%, 2016년 17.2%, 2018년(1~2월) 16.5%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GS25의 1~2월 과일 매출 증가율도 전년대비 2016년 33.1%, 2017년 53.8%, 2018년 29.6%로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소용량 과일 매출이 전년대비 46.3% 증가했으며, 올해 2월까지는 22.2% 신장했다. 채소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0.8%, 24.4% 각각 늘었다.

    CU는 올해 3월부터 CJ프레시웨어와 손잡고 국내산 소규격 채소 상품을 판매하면서 상품 강화에 나섰고, GS25도 지난달부터 주택가, 원룸 밀집 지역 위주의 2000여 점포에서 1~2인 가구를 겨냥한 한 끼 채소를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2016년 대비 2017년 판매하는 과일과 채소 종류를 각 50%, 20% 늘리는 등 고객들의 니즈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가맹점주들의 인권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옴에 따라 자동화기기 보급을 위해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CU는 스마트폰으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un-tact) 결제 시스템인 'CU 바이셀프(Buy-Self)'를 론칭해 현재 '판교웨일즈마켓점'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GS25도 AI를 활용한 'GS25 챗봇지니'를 개발해 근무자 편의성 향상에 나섰으며,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해 무인 계산대 등을 각 2곳과 6곳에서 시험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편의점들의 성장 동력 발굴 노력과 해외사례 등을 비춰봤을 때 편의점의 수익성 둔화는 우려되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성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해외 사례와 인구구조변화를 감안하면 편의점의 장기 성장성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성이 높아 보인다"며 "해외 사례를 감안면 편의점의 연 매출성장률은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후에도 5% 전후로 유지되고 있다. 국내도 유사한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 CU 바이셀프. ⓒBGF
    ▲ CU 바이셀프. ⓒBGF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성장성 둔화를 단언할 수 없다며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편의점 순증 속도가 다소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1~2인 가구로 사회가 재편성되고 있고 편의점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니즈도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올해는 양적인 성장보단 질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