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비용 줄고, 유저 확보 유리"… 작년 이어 올해도 'IP 경쟁' 치열무조건적 흥행 보장 못해… '원작 감성-새 콘텐츠' 두 마리 토끼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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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소프트


    인기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IP 의존도가 점차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3사를 비롯 주요 중견 게임사까지도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열된 IP 게임 개발 및 출시와 관련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모두 올해 인기 IP를 활용한 신작을 대거 선보일 예정으로, 기존 원작의 인지도에 힘입어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넷마블은 올해에도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세븐나이츠2', '이카루스M' 등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선보인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 템페스트' 등을 준비 중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IP를 활용한 '메이플블리츠X', '메이플스토리M', '마비노기모바일' 등을 선보일 예정이며, 중견 게임사인 컴투스와 웹젠 역시 각각 '서머너즈 워 MMORPG', '뮤 오리진2'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선 최근 몇년간 이어지고 있는 IP 게임 경쟁에 대해 원작의 인지도를 이용한 유저 확보, 개발 및 마케팅 비용 절감, 신작에 대한 부담감 축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미 검증된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일정부분 이상의 흥행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개발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매년 쏟아지는 신작들 사이에서 익숙함을 제공해 기존 유저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잇따른 IP 게임 출시를 야기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게임의 흥행이라는 것이 불확실성 요소인 만큼 이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 중 하나가 IP를 이용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신작들간의 차별성까지 사라지면서 다수의 게임사들이 IP를 활용한 유저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관계자들은 게임사들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IP 게임이 무조건적인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우려를 표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원작의 작품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기존 작품에 익숙한 만큼 자칫 원작의 분위기를 훼손하거나 콘텐츠 소모 속도에 맞춰 발빠른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저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흥행 실패와 직결된다는 것.

    더욱이 유명 IP의 경우 최소 10%에서 최대 30% 가량의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는 점도 상당한 부담 요소 중 하나다. 다수의 게임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IP 계약에 나서고 있지만, 흥행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따르는 위험 부담도 크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IP를 활용할 경우 신작 개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뿐 아니라 고정 팬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강점 덕분에 게임사간 'IP전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는 신작들의 다양성을 훼손해 게임산업의 성장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