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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PD수첩 사건을 발표하는 서울중앙지검 정병두 1차장 검사. ⓒ 연합뉴스

    MBC PD수첩 사건을 조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부장 전현준)는 18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조능희 전 CP(책임 프로듀서)와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 PD, 김은희 작가를 명예훼손과 업무 방해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가운데 검찰이 공개한 김은희씨의 이메일 내용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1년에 한두 번쯤 '필' 꽃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삼성이 그랬고, 올해 광우병이 그랬다"며 "정말 죽을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는지. 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보다"고 썼다.

    지난해 같은 달 촛불시위 현장에 다녀온 후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출범 100일이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 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중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일을 해낸 '대중의 힘'의 끝이 나는 못내 불안하다"고 적었다.

    그보다 앞서 4월 지인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이번 PD수첩 아이템 잡는 과정에서 총선결과에 대한 적개심을 풀 방법을 찾아 미친 듯이 홍○○ 뒷조사를 했다"며 "혹시 제보 들어온 거 없나 뒤지기도 하고. (뭐 우리가 늘 '표적 방송을 하는 건 아니예요^^;)"라고 썼다.

    검찰은 이 자료를 통해 "피해자가 특정돼 있고 공직자인 피해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내용의 사실이 있다"며 "허위 내용을 방송한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등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18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메일 공개가 인권 침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내부 고민도 많이 했고 회의도 거친 결과 이들을 기소하면서 국민에게 범죄 성립의 주요 요소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 근거 자료라고 판단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또 "이메일에서 광우병을 직접 언급했고 마지막에 김보슬 PD도 나오는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 제작진과 심정적 공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압수한 김은희 작가의 이메일 내용

    ▶2008. 4. 18. 지인에게 보낸 편지

    "그렇지 않아도 이번 PD수첩 아이템 잡는 과정에서 총선결과에 대한 적개심을 풀 방법을 찾아 미친 듯이 홍○○ 뒷조사를 했었는데 말이죠. 혹시 제보 들어온 거 없나 뒤지기도 하고. (뭐 우리가 늘 '표적 방송을 하는 건 아니예요^^;)"

    ▶2008. 6. 7. 지인에게 보낸 편지

    "1년에 한두 번쯤 '필' 꽃혀서 방송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 삼성이 그랬고, 올해 광우병이 그랬어요. 정말 죽을만큼 힘들었는데도 어찌나 광적으로 일을 했었는지... 아마도 총선 직후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이 하늘을 찌를 때라서 더 그랬나 봐요"

    ▶2008. 6. 13. 지인에게 보낸 편지 (촛불시위 현장에 나갔다가 김보슬 PD를 만나서 한 대화를 지인에게 알리는 내용)

    "그녀(김보슬 PD 지칭)가 물었어요. 김여사(김은희 지칭) 현장(촛불시위 현장 지칭)에 나와보니 소감이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ㅋㅋ"

    "그래서 대답했지요. '아니 난 만족 못해. 홍 ○○은 못 죽였잖아. 그런 인간은 자라나는 미래의 기둥들과  교육 백년지대계를 위해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예요. 무엇보다 노○○을 이겼잖아요. 백번 생각해도 나쁜 놈."

    "출범 100일 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 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중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과거 그 어느 언론도 운동 세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그 '대중의 힘'의 끝이 나는 못내 불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