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김재철의 좌측 비행, 속수무책 식물 방문진
     
    MBC노조 입맛에 맞는 인사 단행, 선수치며 공세 강화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이 ‘조인트’ 발언 이후 낙마하자, MBC 김재철 사장의 독주 체제가 굳혀지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즉각 본부장과 부장급 인사를 친노좌파 편향으로 단행하며, 폭주하고 있지만, 수장이 낙마한 방문진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문진은 2배수까지 압축해놓은 MBC 감사의 인사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감사를 인선한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MBC 감사는커녕 출근조차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상황으로만 볼 때, 이미 MBC개혁은 물건너 갔고, 오히려 엄기영 사장 때보다도 더욱 더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이 사퇴한 직후인 지난 3월 22일 차경호 보도국장을 신임 보도본부장에 조중현 드라마국장을 TV 제작본부장에, 이장석 보도제작국 보도제작3부장을 보도국장에 이주갑 편성제작국장을 시사교양국장에 임명하는 등 총 22명의 인사 발령을 냈다. 김재철 사장은 특히 차경호 보도본부장과 조중현 제작본부장을 임명하면서 방문진과 일체의 협의도 하지 않았다.

    방문진은 윤혁, 황희만씨를 엄기영 사장 퇴임 직전인 지난 1월에 사실 상 제작본부장과 보도본부장에 임명했으나, 김재철 사장은 취임 직후 이들에 대한 보직을 박탈시켰다. 윤혁과 황희만은 각각 보직이 없는 특임이사로서 현재까지 MBC 본사에서는 아무런 역할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이 건은 근본적으로 본부장들이 이사직을 겸직하는 MBC만의 기형적 구조 탓으로 벌어진 사태였다. 경영진 인사권은 방문진에 있고, 본부장 인사권은 MBC 사장에 있기 때문에 방문진과 MBC가 충돌할 경우 언젠가는 터질 일을, 김재철 사장이 악용하여 자신의 인사권을 발동한 것이다.

    본부장 이사직 발탈 요구, 방문진 스스로 거부, 김재철은 뒤통수 치며 이를 악용

    방문진은 황희만과 윤혁을 임명할 당시, 엄사장과 협의를 진행했었다. 그래서 최대한 엄사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선을 고려하게 되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이들에 대해 MBC노조와 협의하여 보직을 박탈한 뒤, 차경호, 조중현 본부장 임명은 방문진과 상의없이 역시 노조와 상의하여 임명하였다. 김재철 사장 퇴임을 주장하고 있는 MBC노조에서 차경호, 조중현 본부장에 대해서는 출근 저지 투쟁조차 하지 않고 있다. MBC노조에 입맛에 딱 들어맞는 인사였던 것이다.

    문제는 김우룡 이사장 사퇴 이전부터, 우파시민사회에서 경영직과 본부장의 겸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한다고 여러차례 주장했어도, 방문진이 이에 대해 대책없이 무시해왔다는 것이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MBC의 경영체계를 흔드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이 방문진이 주장한 대로, MBC의 경영체계를 흔들면서, 이사직이 아닌 독자적인 본부장을 방문진과 협의없이 인선했음에도, 현재까지 방문진은 이에 대해 발언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이 황희만과 윤혁의 보직을 노조와 협의하여 일방적으로 박탈할 때조차 “보직은 사장의 권한이다”라며 오히려 김재철 사장을 두둔하는 엽기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만약 그 논리라면, 처음부터 MBC 이사는 방문진에서 임명하여 경영을 철저히 감시하도록 하고, 본부장은 사장이 독자적으로 임명하는 안을 먼저 추진했어야 했던 것이다. 방문진이 이를 먼저 추진했다면, 노조의 압력이 무서워서 출근도 못하도 도망다녔던 황희만, 윤혁과 같은 인물이 아니라, 우파사회의 원칙적이고 강경한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대폭 투입시켰을 수 있었다. 방문진 스스로 이 길을 막아버린 뒤, 사실 상 김재철 사장 앞에서 자폭한 셈이다.

    ‘PD수첩’ 조작 총책임자를 승진시켜주려던 김재철, 노조 허락받지 못해 백지화

    김재철 사장은 그 이후 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최대 쟁점이 되었던 인사는 ‘PD수첩’의 김환균 CP의 MBC창사40주년기획단 부단장으로 발령내려던 것이었다. MBC노조는 ‘PD수첩’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경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PD수첩’은 비단 광우병 조작 이외에도 한예종 관련 상습적 조작보도로 지탄받아왔고, 김환균 CP는 그 총 책임자였다. 김재철 사장은 이런 인물을 MBC창사40주년기획단 부단장이라는 부국장급으로 승진을 추진했던 것이다. 이마저도 노조가 허락하지 않고 다시 김환균 PD를 시사교양국에 남게 했으며 ‘PD수첩’ 출신을 그대로 CP로 앉혀버렸다. 명백히 노조의 노조에 의한 노조를 위한 인사였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방문진은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문진으로서는 김우룡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 이후에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그 이전에도 방문진이 MBC에서 노조의 월권 행위를 막고, 정상화하려는 일말의 노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첫 업무보고에서 MBC 엄기영 사장 측이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조작 사건 허위보고 건을 발견했다. 이에 우파시민사회에서 강력히 진상조사를 요청했지만, 방문진 이사들 스스로 “법적 권한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 이후에 엄사장 해임을 유보할 때도, 최소한 본부장들의 이사직을 박탈시키고, 강경한 외부인사들로 이사진을 구성하자는 요구도 역시 방문진 스스로 거부했다. 엄기영 사장이 시청자위원 10명 중 9명을 지원도 하지 않은 후보자들을 불법적으으로 임명한 건이 드러났음에도, 역시 스스로 진상조사를 포기했다.

    엄기영 사장이 방문진이 요청한 ‘100분토론’ 시청자의견 진상조사를 하기는커명 아무런 이유없이 갑작스럽게 사회자 손석희씨를 하차시키며, 여론의 역풍이 불어 여당이 재보선에서 타격을 입을 때도, 방문진 이사들 중 그 누구 하나 나서서 “우리가 요구한 것은 손석희 하차가 아니라 상습적으로 시청자의견을 조작한 ‘100분토론’ 진상조사였다”, “엄사장은 정치적 쇼를 중단하라”고 공개 발언한 사람이 없었다.

    MBC 신임 사장 선임 당시 50여개의 우파시만단체로 구성된 MBC국민연합 측이 사장 후보 공개청문회를 요청했을 때도, 방문진 이사들이 먼저 나서서 “MBC는 영리회사이므로 청문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MBC개혁 좌초, 방문진 이사들은 역사적 책임 질 각오해야

    마치 김우룡 이사장의 발언 탓에 방문진이 무력화된 듯하지만, 실제로 방문진의 과거 행보를 추적해보면, 이미 8월 임명 직후부터 무능력과 무원칙의 극치를 보여주어왔고, 김우룡 이사장은 이를 확인 사살했을 뿐이다. 더 놀라운 점은 자신들이 제대로 보필했어야할 김우룡 이사장의 낙마에 대해서도 그 누구 하나 동반 책임을 질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이사장이 사퇴까지 하게 되었다면, 한두 명 정도는 함께 책임지며 사퇴하면서, 무력화된 방문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줘야 함에도, 이런 정도의 양심과 용기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재의 방문진 이사진이다.

    우파시민사회에서는 이제 결단의 시기가 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문진 이사진들은 우파사회 모임에 참석할 때마다,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대세가 완전히 기울어진 MBC를 포기하고, 이대로 갈 것인지, 아니면 방문진 이사들 스스로 김재철 사장을 즉각 해임하여 반전을 시킬 것인지, 그것조차 못하겠다면, 스스로 물러나서 MBC 개혁 좌초에 책임이 없는 새로운 인사들이 방문진에 들어가서 개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

    MBC국민연합의 최인식 공동대표는 “우파사회에서 MBC는 사실 상 포기했다고 보는 게 맞다. 남은 것은 MBC방송허가 취소 뿐인데,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 대해 누군가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ignews@bi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