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가지!

    ‘CJ’ 이름 떼어내! 거기가 어디라고!

    CJ토월극장’ 신장개업에 붙인다


    인보길 /뉴데일리 기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우리민족의 주제곡 ‘아리랑’이 금지곡이 된 것은 일제 식민지때 1929년이었다.
    당시 예술극단 <토월회土月會>가 식민의 설움을 담아 공연한 연극 ‘아리랑고개’가 대히트하여, 전국에 아리랑 붐이 일자 일제총독부가 금지령을 내렸던 것이다.

    동경 유학생 박승희(朴承喜) 김기진(金基鎭) 이서구(李瑞求)등이 1923년 조직한 토월회는 ‘현실[土]을 도외시하지 않고 이상[月]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달(月)은 청년의 꿈, 조국독립의 꿈, 문화예술의 꿈이었다.


  • ▲ 1923년 동경에서 '토월회'를 조직한 창립멤버. 왼쪽부터 박승희 이서구 박승목 김복진 김팔봉 김을한 송재삼씨.ⓒ동아일보
    ▲ 1923년 동경에서 '토월회'를 조직한 창립멤버. 왼쪽부터 박승희 이서구 박승목 김복진 김팔봉 김을한 송재삼씨.ⓒ동아일보


    일제강압아래 자금난과 인재난을 넘고 넘어 10년 공연을 계속했던 토월회.
    그 민족 예술혼을 기려 장충동 국립극장에 연극전용 ‘토월극장’을 개설했고 박승희의 흉상도 세웠다.
    1993년 예술의 전당에 옮겨진 ‘토월극장’은 흥행난을 겪다가 최신형 중대형 극장으로 리모델링하여 지난 29일 드디어  신장개업했다.

    그 이름이 ‘CJ토월극장’이다.
    이름에 왜 CJ가 덧붙었나.
    CJ그룹이 공사비 150억원을 댔기 때문이란다.
    이른바 ‘네이밍 스폰서’라는 것.

    예술의 전당 측은 “재정난에 시달리는 공연예술계가 민간 자본과 컨텐츠 지원으로 크게 성장할 계기”라며 부풀었다.
    돈 주고 이름 사서 돈장사하는 네이밍 스폰서 사업은 선진국들보다 한참 늦었지만 국내에도 스포츠를 시발로 문화예술까지 확산되는 추세는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CJ’라는 이름을 본 순간 느닷없는 걱정근심이 증폭된다는 점이다.
    긴 이야기는 접어두고, 여기서 두 가지만 주문하고 싶어진다.


  • ▲ 1923년 동경에서 '토월회'를 조직한 창립멤버. 왼쪽부터 박승희 이서구 박승목 김복진 김팔봉 김을한 송재삼씨.ⓒ동아일보



    1. ‘CJ 토월극장’이란 이름에서 CJ를 즉각 빼야겠다

    머리에서 말했듯이 ‘토월’이란 이름은 우리 연극계에게는 ‘한국연극을 낳아준 어머니의 이름’이다.
    토월회를 조직한 박승희는 구한말 개화파 엘리트 박정양의 셋째 아들이다.
    동경 유학시절 신극(新劇)운동에 심취하여 “연극으로 국민계몽운동을 펼치자”는 일념으로 토월회를 만들었다. 대성공을 거둔 ‘아리랑고개’도 그의 작품이다.
    아리랑이 금지곡 되면서 토월회도 해산되었다.

    180여회 공연과 200여개작품을 남긴 그는 건국후 토월회를 부활시켜 연극공연에 올인하였다.
    ‘사상계’에 ‘토월회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정신과 육체를 줄기차게 쥐어짜내었으나 나의 일생사업 연극은 이대로 흐지부지 흘러가고 마는가”라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 ▲ 토월회 창립자 박승희씨.ⓒ한국학중앙연구원
    ▲ 토월회 창립자 박승희씨.ⓒ한국학중앙연구원



    CJ의 리모델링 극장 참여에 “재벌이 문화예술까지 장악하느냐”는 시비가 있었다지만, 동서고금 명품들은 왕실과 재벌의 지원으로 생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토월극장 이름은 그러나 다른 네이밍스폰서 케이스와 전혀 본질이 다르다.
    바로 지도적 대기업의 역사의식과 문화에 대한 애정과 문화의식의 문제다.

    극장명이 토월극장에서 'CJ씨어터'로 변경된다는 설이 돌자 "토월회 이름을 딴 극장의 순수 예술 정신이 훼손된다"며 서울연극협회가 반대 성명을 냈던 것처럼, 굳이 ‘토월’을 버리고 ‘CJ’를 간판에 붙여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2글자에 150억이 아깝다고?
    투자원금을 빨리 회수해야겠다고?
    그래도 절충식으로 ‘CJ토월극장’으로 비빔밥을 만들었지 않냐고?

    ‘토월’이란 이름은 역사다.
    역사의 유산이요,
    우리 모두의 정신적 문화재다.
    돈에 눈먼 벼락부자 손자놈이 할아버지 문패를 떼버리고 제 문패 붙이려다가 마지못해서 할아버지 문패위에 제 문패 덧붙인 꼴 아닌가.

    싸가지 없는 철부지의 건방!

    역사는 커녕 문화를 싸구려 상품취급 밖에 못하는 무지한 천민자본주의, 아니 국보라도 돈벌이만 된다면 제멋대로 훼손해도 좋다는 뱃장은 아닐 것인가.

    떠돌이 손에 불타버린 국보 숭례문의 복구비를 지원했다면 ‘CJ숭례문’ 현판을 고집할 텐가.
    간판에 CJ 이름 없어도 얼마든지 돈 벌 수 있다.
    즉시 CJ이름을 떼어내는 것이 진정 문화예술 지원의 첫 걸음 아니겠나.

    2. ‘토월극장’을 [깡통진보]의 정치선동 무대로 악용 말기를!!

    정말 큰일 났다.
    예술의 전당 연극무대까지 [깡통진보] 세력의 숙주로 비판받는 CJ엔터테인먼트가 장악한다면, 정말 대한민국은 큰일 났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뒤집고 건국이념 국가정신 국가체제를 뿌리부터 흔들고 뽑아내고 작살내는 [깡통진보] 영화들에 돈 퍼부어 떼돈 빨아들이는 CJ라고 원성이 자자한데 정말이지 큰일 났다.

    경찰과 국군은 악당이고, 조폭 깡패들은 구원의 천사라는 영화들,
    대한민국 군인들은 허깨비 바보들이요, 인민군은 착한 용사라는 영화들,
    기업은 음모세력이요, 이를 응징하는 조직폭력배들은 정의의 투사라는 영화들,
    검찰-경찰은 무능한 집단이요, 범죄자는 의인이요, 조폭은 해결사라는 영화들.


  • ▲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인기전통소설 ‘배비장전’을 천재작가 김영수가 뮤지컬로 각색, 1966년 4일간 공연에 1만7천명이 몰려 당시 대박을 기록했다. 사진은 예술의 전당 25주년 및 CJ토월극장 신장개업 작품으로 2월16일~3월31일 공연하는 21세기형 ‘살짜기 옵서예’ 포스터.
    ▲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인기전통소설 ‘배비장전’을 천재작가 김영수가 뮤지컬로 각색, 1966년 4일간 공연에 1만7천명이 몰려 당시 대박을 기록했다. 사진은 예술의 전당 25주년 및 CJ토월극장 신장개업 작품으로 2월16일~3월31일 공연하는 21세기형 ‘살짜기 옵서예’ 포스터.


    그 동안 CJ가 배급한 영화 목록 중 몇 가지만 적어보자.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2001년 <두사부일체> <교도소 월드컵>
    2002년 <피아노 치는 대통령> <나쁜 남자>
    2003년 <살인의 추억> <바람난 가족> <조폭 마누라 2: 돌아온 전설>
    2004년 <어깨동무> <태풍>
    2005년 <그 때 그 사람들> <친절한 금자씨> <태풍> <싸움의 기술>
    2006년 <잔혹한 출근> <거룩한 계보> <한반도> <구타유발자들>
    2007년 <바르게 살자> <화려한 휴가> <1번가의 기적> <그놈 목소리>
    2008년 <마린보이> <순정만화> <미인도> <신기전> <강철중>
    2009년 <굿모닝 프레지던트> <박쥐> <유감스러운 도시>
    2010년 <부당거래> <이끼> <아저씨> <무적자>
    2011년 <도가니> <푸른소금>
    2012년 <광해: 조선의 왕> <코리아> <연가시>

    이 영화들 속에는 [깡통진보] 옹호 논리나 주장을 선전하는 ‘코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어깨동무’ ‘살인의 추억’ ‘조폭 마누라’ ‘나쁜 남자’ ‘잔혹한 출근’ ‘마린보이’ ‘강철중’ ‘유감스러운 도시’ ‘부당거래’ ‘무적자’ 등은 유괴범이나 조직폭력배, 포주 등 범죄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묘사한 반면 경찰 등 공권력을 희화화하고 희롱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22개 TV채널과 800여 스크린의 미디어 제왕 CJ의 막강한 네트워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이런 영화들을 3탕4탕 돌려대고 있다.
    국민정신 파괴의 심리전 의식화 교육이 따로 있나?

    이런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자라는 청소년 미래세대는 어디서 무엇이 될까.
    꺼꾸로 된 외눈박이로 증오에 불타서 경찰을 때리고 국군을 무찌르고 재벌 CJ를 응징하러 몰려드는 성난 촛불떼 군중이 되지 않을까.

    돈에 눈 멀지 않았다면 무엇에 홀린 것일까.
    겉멋에 안하무인 강남좌파라 한들, 제집 무너지는 줄 모르고 제 돈 퍼부어 제 무덤 파는 행위들이 제정신으로 가능한 것인가.
    아무리 선의로 해석하려 해도 ‘무지의 만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인기전통소설 ‘배비장전’을 천재작가 김영수가 뮤지컬로 각색, 1966년 4일간 공연에 1만7천명이 몰려 당시 대박을 기록했다. 사진은 예술의 전당 25주년 및 CJ토월극장 신장개업 작품으로 2월16일~3월31일 공연하는 21세기형 ‘살짜기 옵서예’ 포스터.


    백년전 예언자 척추장애인 호머 리(Homer Lea 1876~1912)는 대한제국 멸망 전해 1909년에 출간한
    유명한 베스트셀러 ‘무지의 만용’(The valor of ignorance)에서 말했다.

    “인간은 풍요해지면 오만해지고, 풍족하고 오만해지면,
    반드시 허영심에 가득차 머지않아 멸망의 징벌을 받게 된다.
    풍요는 힘의 기초이지만 파멸의 원인이다.
    풍요에 함몰된 인간에게 힘이란 군대도 경찰도 국가도 아니고,
    부자의 자만심만이 힘의 원천이 되어,
    온갖 종류의 공론가, 페미니스트, 온갖 부유한 타락상을 만들어낸다.
    애국심은 사라지고 다 함께 구렁텅이로 빠져 소멸된다.
    부유한 자들의 무지의 만용은 국민과 국가를 저도 모르게 삼켜버리는 치명적 무기이다.”


    부디 이런 일이 없기를!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의 책임까지 들먹일 겨를도 없다.
    사랑하는 CJ여! 부디 제 발등 찍어 무너지지 말기를!
    [깡통진보] 영화들 같은 연극을 토월극장에 줄줄이 올리지 말기를! 제발!
    [깡통진보]가 아니라도 떼돈 벌 수 있는 파란만장 인간 드라마 역사 스펙타클이
    우리 대한민국 역사창고엔 무진장 쌓여있다는 사실이라도 알아봐 주기를!!

    이것조차 할 수 없다면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