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 테리블' 고종수가 어디로 튈지 모르느는 예능감과 명불허전 축구 실력으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김병지, 유상철, 고종수, 이천수, 최태욱, 조원희, 백지훈 등 월드컵 스타 7인이 함께했다.

이날 백미는 당연 고종수. 예능인들도 울고 갈 핵폭탄급 예능감으로 '예체능'을 가득 채웠고, 자신과 관련한 루머에 있어서도 꼼꼼한 반론을 잊지 않으며 루머를 유머로 승화시키는 실력을 발휘했다. 

고종수는 이천수와 함께 트러블메이커라 불리는 루머에 대해 "우리나라 정서랑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재치만점 답변으로 응수하는가 하면, 연봉을 게임머니로 받았다는 루머에 대해 "말도 안 된다. 강호동이 출연료를 고기로 받은 것과 같다"고 맞받아치는 등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예능감 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전매특허 왼발 프리킥으로 다시 한 번 시청자 뇌리에 고종수 이름 세 글자를 단단히 각인시켰다. 본 경기에 앞서 이뤄진 캐논 슈터 뽑기에서 그는 현역 시절 불리던 '왼발의 달인' 별명에 걸맞은 슈팅으로 골문을 시원하게 갈랐다. 

'우리동네 FC' 수문장으로 강호동이 골키퍼로 나서 그의 프리킥을 막아보려 했지만, 대포알 같은 캐논슛 위력에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고 말았다. LTE급 속도로 눈 깜빡 할 사이 들어간 고종수의 골에 이를 막을 새도 없이 멀뚱멀뚱 골 네트만을 바라봐야 했다. 131km라는 현역 선수를 능가하는 슈팅으로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고종수. 그가 왜 '왼발의 달인'이며 과거 축구 신동으로 제 이름을 날렸는지 입증했다. 

본 경기에서도 그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우리동네 FC'와 함께한 경기에 있어 '월드컵 스타' 팀의 골은 고종수의 왼발 끝에서 시작했다. 

자로 잰 듯한 고종수의 날카로운 패스를 넘겨받은 이천수는 '월드컵 스타' 팀에 천금 같은 첫 골을 선사했고, 윤두준과의 1:1 볼 다툼에 있어서도 파울도 서슴지 않은 거침없는 플레이로 특유의 악바리 근성을 드러냈다. 

이처럼 고종수는 듣는 이를 들었다 놨다 하는 핵폭탄급 입담과 정교한 볼 배급, 노련한 경기운영과 재기 넘치는 드리블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월드컵 스타' 팀의 공격의 핵으로 고종수라는 이름 세 글자가 아깝지 않은 저력을 과시한 순간이었다. 

한편,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우리동네 예체능' 시청률은 전국기준 7.0%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회 시청률에 비해 0.1% 하락한 수치. 하지만 지난주 동시간 프로그램들이 '지방선거 후보자 토론' 방송으로 인해 결방됐던 것을 감안하면 평일 주말 예능프로그램의 7% 유지는 괄목할만한 성과로 보인다.

[예체능 고종수, 사진=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