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경쟁·통신기술↑…삼성·LG 주도 배터리 경쟁 가속화
애플 아이폰6 화면 커지고 배터리용량 확대될 듯


스마트폰의 성능이 제조사 간의 차별화에 큰 차이가 없어지자 사용 편의성과 직결된 배터리 성능을 앞세워 제품을 내세우려는 제조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 갤럭시S 시리즈의 배터리 용량은 4년 동안 87% 증가했다.

2010년 6월 출시된 갤럭시S는 1500mAh였으나 갤럭시S2(2011년) 1650mAh, 갤럭시S3(2012년) 2100mAh, 갤럭시S4(2013년) 2600mAh를 거쳐 올해 4월 출시된 갤럭시S5는 2800mAh로 늘어났다. 연평균(CAGR) 증가율은 16.9%다.

패블릿(phablet·휴대전화와 태블릿PC 합성어)으로 불리는 대형 모델은 2011년 갤럭시노트가 2500mAh였으나 갤럭시노트2(2012년) 3100mAh, 갤럭시노트3(2013년)는 3200mAh로 커졌다.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한발 늦었던 LG전자도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스마트폰 배터리 성능 개선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2012년 8월 출시한 옵티머스G는 2100mAh, G2(2013년) 2160mAh였으며 올해 5월 출시한 G3는 동급 최대인 3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2년 새 용량이 43% 증가했다.

대형 모델인 G프로(2013년)는 3140mAh, 올 2월 출시한 G프로2는 3200mAh다.

배터리의 용량을 표시하는 mAh(밀리암페어시)는 1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최대 전류량을 뜻한다. 3000mAh라면 시간당 300mA 전류를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 경쟁은 소형 배터리시장 세계 1, 2위를 달리는 삼성SDI와 LG화학을 계열사로 둔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반면 애플은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 확대에 소극적인 편이다.

2007년 선보인 아이폰2G는 1400mAh였으나 후속작인 아이폰3G(2008년)와 아이폰3GS(2009년)은 1150mAh와 1219mAh로 용량을 줄였다. 그러다 아이폰4(2010년) 1420mAh, 아이폰4S(2011년) 1430mAh, 아이폰5(2012년) 1440mAh, 아이폰5S(2013년) 1570mAh로 점차 늘였다.

6년 동안 12%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연평균 0.5%씩 늘어난 셈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휴대전화에서 배터리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며 용량은 대부분 1000mAh 미만이었다. 스마트폰 보급 초기인 2010년만 해도 1500mAh면 최고 수준의 배터리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양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의 기능이 과거 PC와 맞먹을 만큼 강화되고 크기도 커지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배터리 성능이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특히 화면 크기와 해상도 경쟁이 배터리의 대용량화를 가속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에서 4인치였던 화면 크기가 갤럭시S5에 와서는 5.1인치로 커졌으며, 갤럭시노트3는 5.7인치다.

LG전자의 G시리즈는 첫 출시 때 4.7인치로 출발해 G3는 5.5인치로 커졌으며, G프로2는 5.9인치로 6인치를 넘본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상승도 배터리 용량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구현해야 할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전력 소모량도 따라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급 초기 HD(1280×720)에 못 미쳤던 스마트폰 해상도는 이제 풀HD(FHD·1920×1080)를 거쳐 쿼드HD(QHD·2560×1440) 단계로 진입했다.

대화면 채택과 함께 스마트폰의 크기가 커지면서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도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

애플이 배터리 용량 확대에 소극적인 것은 무엇보다 제품 크기와 관련이 있다.

애플은 여섯 번째 모델인 아이폰4S까지도 첫 제품과 같은 3.5인치 화면을 고집하다 2012년 아이폰5부터 4인치로 확대했다.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6부터 화면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로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용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1700∼1900mAh 수준으로 2000mAh는 넘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밖에 LTE(롱텀에볼루션), LTE-A(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트)에 이어 최근 광대역 LTE-A가 상용화되는 등 이동통신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비롯해 스마트폰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배터리 경쟁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히 처리하려면 그만큼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배터리를 소형·경량화할 수 있게 에너지의 밀도(같은 용적 안에 저장 가능한 에너지양)가 높이는 배터리 제조기술의 발전은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을 계속 늘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고사양화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맞물리면서 배터리 용량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