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업 비중 높은 하나금융지주·신한지주는 오히려 '마이너스'
  • 올 들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중은행업 위주의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16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연초대비 주식가치 변동을 조사한 결과, 평균 21.5%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은 모회사인 지주사로 대신 통계를 냈다.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최근 아이엠투자증권과 합병한 메리츠종금증권이 무려 69.94%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이달 1일에 통합 법인을 공식 출범시킨 바 있다. 이 통합 법인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총자산은 12조9215억원, 자기자본은 1조564억원을 기록해 업계 10위권에 진입하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높은 주가 수익률을 보인 곳은 대우증권으로, 같은 기간 42.07%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증권업계 1위사인 대우증권은 올 1분기 들어 영업이익 1425억원을 기록하면서 업계 최고 수익을 냈다. 당기순이익 역시 1110억원으로 타 증권사들을 압도했다.

    뒤이어 한국금융지주(25.78%)·현대증권(25.32%)·삼성증권(22.42%)·미래에셋증권(21.63%)·대신증권(15.78%)·NH투자증권(15.53%) 등의 순으로 주가가 올랐다.

    반면에 하나대투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속한 하나금융지주(-13.75%), 신한지주(-9.78%)의 경우 올 들어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융지주사들은 한국금융지주와 달리 시중은행업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은행부문에서만 1조21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지주의 전체 당기순이익이 9798억원인 걸 감안하면, 은행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낸 뒤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를 메운 셈이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업부문에서는 은행업의 10분의 1도 채 안되는 10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한지주 역시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2조811억원)의 70.59%에 달하는 1조4691억원의 수익을 은행부문에서 냈다. 신한금융투자가 속한 증권부문은 전체 당기순이익의 5.68%에 불과한 1182억원 정도였다.

    이와는 달리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총 22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투자증권을 포함한 한국금융지주의 작년 총 당기순이익은 2392억원이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인하로 금융투자업에 대한 주식가치는 긍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금리인상 이슈로 매도 구간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현재 증권사들의 주식가치에 대한 평가가 절하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증권 업종은 저평가 매력주"라고 판단했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소형주의 전체 가격제한폭 도달 사례 중 상한가 도달 비율은 0.64%인 반면 하한가 도달 비율은 0.15%였다"며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으로 신용거래 수익 훼손보다는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더 클 전망이어서 개인거래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