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선단비용만 한 달이면 80억 中 공기업 특성상 고위직 관심도 부담
  • ▲ 세월호 인양 와이어.ⓒ연합뉴스
    ▲ 세월호 인양 와이어.ⓒ연합뉴스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조사활동 기간 연장을 놓고 골치를 앓는 가운데 세월호와 관련해 애간장을 태우는 이들이 또 있다. 바로 세월호 인양 현장에 있는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이하 상하이) 관계자들이다.

    상하이는 계약상 세월호 인양이 늦춰질수록 인양비용 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말 그대로 '시간이 돈'이지만, 한반도가 장마 영향권에 들어간 만큼 현지 기상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커 애를 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의 핵심 공정인 선수(이물) 들기가 오는 11일께로 예정됐다.

    상하이는 애초 지난달 12일 오후 2시부터 세월호 선수 들기를 시도했다. 오후 4시께 선수를 2.2도(°) 들어 올린 후 인양용 빔과 작업선 간 와이어를 연결하는 등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13일 오전 2시 이후 남동풍과 함께 파고 2m의 강한 너울이 8~10초 이어지면서 선수가 0.6°(높이 1.5m쯤)로 내려갔고 상하이는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확인 결과 너울로 와이어가 갑판부 두 군데에 6.5m와 7.1m쯤 손상을 냈고, 해수부와 상하이는 선체손상 재발을 막기 위해 손상된 부분에 특수 보강재(길이 5m×폭 1.5m×두께 71.7㎜)를 덧댄 상태다.

    해수부와 상하이는 지난달 28일 다시 선수 들기에 나서려 했지만, 현지 기상 조건이 악화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다음번 소조기인 오는 11일께로 재차 선수 들기를 연기한 상태다.

    상하이는 오는 11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처지다. 상하이로선 시간이 곧 돈이기 때문이다.

    상하이는 해수부와 세월호 인양계약을 맺을 때 총 3단계로 나눠 돈을 받기로 했다. 1단계는 세월호 내 잔존유 제거와 유실 방지망 설치 완료 시기로 전체 계약금액 851억원의 25%인 213억원을 받기로 했다. 상하이는 지난해 12월 말께 이 작업을 마쳐 돈을 받았다.

    2단계는 세월호를 수중에서 인양해 선체 거치장소로 옮기는 과정이다. 선체 거치장소는 지난 5월 인양현장과 100㎞ 떨어진 목포신항 철재부두로 결정됐다. 상하이는 2단계를 마치면 전체 계약금액의 55%인 468억원을 받게 된다. 1단계 수령액을 제외하면 255억원을 추가로 받는 셈이다.

    3단계는 세월호를 육상에 거치한 후 관련 종합보고서를 제출하는 시기다. 2단계를 완료하면 3단계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문제는 2단계 성공을 위해선 핵심 공정인 선수 들기가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하는데 벌써 2차례나 연기됐다는 점이다. 시기도 관건이다. 한반도가 본격적인 장마권에 들어서면서 현지 기상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애초 해수부와 상하이는 선수를 든 후 선미(고물)에 인양용 빔을 연결하는 작업까지를 지난 5월에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연기됐다.

    현재 상하이는 선단을 자부담으로 유지하고 있다. 선단 유지비용만 하루 2억7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이면 80억원쯤이다. 상하이로선 2단계를 서둘러 완료해야 선단 운용에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리 빨라야 8월 말에나 2단계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까지는 상하이가 자부담만으로 선단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로선 세월호 인양에 목을 매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상하이가 중국 국영기업이라는 특수성이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상하이는 중국 국영기업이라서 중국 현지에서도 인양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하이 사장 등 고위직은 당의 요직을 맡는 경우가 많은데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하는 데 성공하면 기업 신뢰도나 이미지가 상승하고 고위직들이 더 나은 자리로 옮길 수 있어 현장 관계자들이 우스갯소리로 '목을 걸고서 세월호 인양작업에 나선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전했다.

    이어 "일각에서 정부가 일부러 세월호 인양을 지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데 상하이 사정상 도저히 그럴 형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는 일단 선수 들기가 성공하면 잠수사를 대거 투입해 8월 말까지 2단계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