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실추'에 따른 법적 대응보다 내부 사정 파악이 선행돼야
  • ▲ ⓒ티몬의 온라인쇼핑사이트 사이트 캡쳐
    ▲ ⓒ티몬의 온라인쇼핑사이트 사이트 캡쳐

     


    최근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이하 재규어코리아)가 '재규어 XE'를 소셜커머스로 판매한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정작 이번 사건의 발단은 재규어코리아 측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규어 패널티'라는 '디센티브' 제도 때문에 딜러들이 온라인 시장까지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19일 본지 취재 결과 일부 재규어코리아 딜러들은 재규어 차량을 판매하지 못할 경우 월급이 삭감되는 이른바 '재규어 패널티'를 통해 재규어 차량 판매를 강요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재규어 패널티'란 매달 재규어 차량의 판매 할당량을 채우지 못했을 때 월급의 일정 비율을 삭감하는 '디센티브' 제도다. 

    재규어코리아 딜러로 일하고 있는 A씨에 따르면 재규어 차량에 대한 판매 할당량을 한 달 못 채울 시 월급의 약 5~8%, 두 달까지 이어지면 약 15~23%까지 감면된다. 목표를 채우지 못한 달 수가 늘어날수록 감면 금액도 커진다. 따라서 딜러들은 출혈 경쟁을 일으키면서까지 재규어 차량에 대한 판매 할당량을 채워야만 한다.

    A씨는 "평균적으로 랜드로버 차량과 비교하면 재규어 차량은 정말 적은 양이 팔린다"라며 "그래서 재규어 차량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재규어 패널티'라는 디센티브 제도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규어 차량 판매 비중은 보통 랜드로버 차량이 10대 팔리 때 1~2대 정도 나가는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재규어코리아의 총 판매량은 7078대로 집계됐다. 이중 재규어 차량은 총 1576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 대비 약 22%에 해당되는 수치다. 그 22%에는 '재규어 패널티'라는 명분 하에 딜러들의 피말리는 영업 경쟁과 애환이 묻어 있다고 A씨는 설명했다.

    다만 모든 딜러사에서 '재규어 패널티'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A씨는 "딜러사마다 규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재규어 패널티'가 모든 곳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일부에 한정돼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재규어 차량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 예전에 사라졌다가 다시 부활했다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쪽에서도 '재규어 패널티'가 도입된다는 얘기가 내부적으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재규어코리아는 수당 체계의 경우 본사에서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재규어코리아 관계자는 "'재규어 패널티'라는 규정은 처음 들어본다"라며 "판매 목표량은 각 딜러사 간 협의 하에 정할 뿐 수당 체계는 코리아가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티몬에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는 재규어코리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왜 딜러들이 온라인 시장까지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부터 파악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딜러 입장에선 온라인에 팔게 되면 할인율 등이 공개되기 때문에 도리어 피해를 볼 수 있다"라며 "하지만 피해가 가는 줄 알면서도 온라인에 팔려고 했다는 것은 무리한 실적 압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추측했다.

    이어 "재규어코리아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이미지 실추' 등에 초점을 맞춰 티몬에게만 칼날을 겨누고 있다"라며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내부에 있을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딜러들에게 무리한 실적 압박은 없었는지 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티몬은 지난 8일 '재규어 XE' 포트폴리오 등급 (정상가 5510만원)과 R-스포트 모델(정상가 5400만원)을 20대 한정으로 정상가에서 700만원이 할인된 4810만원과 4600만원에 선보였고 3시간만에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재규어코리아는 "공식적인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했고 티몬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후 재규어코리아 인천 전시장 딜러가 중개역할을 한 SK엔카직영을 통해 티몬에 '재규어 XE'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내막이 밝혀졌다. 재규어코리아는 현재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을 통해 티몬을 상대로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 손상 등에 따른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